위플래쉬(Whiplash, 2014)

 

  

"세상에서 제일 쓸데 없는 말이 '그만하면 잘 했어(Good Job)'."

 

데이미언 셔젤(Damien Chazelle)감독의 2014년 작품 위플래쉬를 리뷰해 보려고 한다. 감독을 먼저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는 이 영화의 각본도 직접 쓰고 감독을 했다. 1985년 생으로 이 영화는 그의 두번째 작품이다. 제30 회 선댄스 영화제에서는 드라마 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기도 했다. 주연 배우는 네이먼 역의 마일스 텔러, 플래처 선생 역의 J.K 시먼스가 열연을 펼쳤다.

 

 

 

 

이 감독의 다음 작품은 그에게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안겨준 '라라 랜드' 이다. “라라 랜드도 유명한 작품인데 다음 기회에 소개토록 하겠다.

 

 

드럼에 재능 있는 학생 앤드류(마일스 텔러)는 미국 최고의 음악학교인 샤프너 스쿨에 입학해 꿈을 키워나간다여느 때처럼 밤 늦게 연습하던 어느날학교 최고의 실력자인 플레처 교수(J.K. 시먼스)로부터 지목을 받고, 학교의 엘리트들이 속해 있는 스튜디오 밴드의 연습에 나가게 된다. 그날부터 앤드류의 지옥 문이 열리게 된다.

 

 

 

 

 

 

 

앤드류도 사실 유능하고 노력하는 학생이기는 하지만 영화 초반에는 천재성과는 약간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플레처 선생을 만나 지도를 받고 혹독한 훈련을 받으면서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한다. 여자친구와의 교제도 끊고 오직 음악만을 생각하며 집중하면서 점점 더 몰입하게 된다.

 

 

 

 다분히 의도적인 선생의 학생들간의 경쟁 유도에서 이기기 위하여 치열하게 버티는 장면은 그의 몰입도의 정도를 볼 수 있다. 약간 사이코같은 성격을 가진 독특한 선생의 훈련 방식에도 불구하고 앤드류는 이를 악물고 이겨낸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무대의 기회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하여 무산되고 말았는데 그런 그에게 남은 것은 분노와 광기였다.

 

 

 

 

 광기 코드는 플레처에서 볼 수 있는 것이었는데 중반으로 가면 앤드류에게서도 그런 것을 엿볼 수 있다그렇게 끝나는 것 같던 앤드류에게 악마의 유혹과도 같이 플래처가 다시 음악을 해보자고 제안을 해 오는데..

 

 

 

 

 

 기대를 안고 무대에 선 제자의 바램과는 달리 플래처는 뒷통수를 치고 만다. 전혀 연주해 보지 않았던 곡을 연주하라고 하니 될 수가 없었고, 그렇게 포기하는 가 싶더니 기어이 다시 와서 자신의 주도로 자신의 화려한 무대를 만들어 내며 마무리 짓는다.

 

 

 

흐뭇해 하는 플래처

 

마지막 무대의 앤드류

 

 이 영화를 통틀어서 볼 수 있는 주요 코드는 광기이다. 플레처의 광기는 영화 전편에 그대로 녹아 들어 있다. 자상하고 인자하고 능력 있는 선생 같은데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이나 연주 실력을 보면 완전히 돌변하여 거의 매장시켜 버린다. 그만의 방식으로 훈육하고 따라오게 만드는 것인데 그런 선생 밑에서 견뎌낼 수 있는 제자는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앤드류도 같이 미쳐 가면서 그에게 동화되고 그만의 광기를 보여준다.

 

독설사 플래처

 

  그들이 보여 주는 광기의 끝은?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겠으나 앤드류는 홀로 서기에 성공한 것으로 생각된다. 나약해 보였던 그는 극 후반에 가면 특히 마지막 연주에서는 완전히 예전 모습을 탈피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 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는 것일까. 플래처의 마지막 미소는 그것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플래처의 방식대로 교육을 받았으나 앤드류도 말미에서는 그가 모든 것을 주도함으로써 이전과 결별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플래처의 교육 방식을 보고 어떻게 저럴 수 있나 하는 의구심은 가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런 방식조차도 광기를 표현하고 예술을 완성하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재즈 선율, 박진감 넘치는 드럼 연주만으로도 벅찬 느낌을 받았다. 거기에 신들린 듯한 연기를 펼쳐준 두 주연의 활약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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