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화영(Park Hwa-young, 2018)

 

영화 박화영은 2017년에 제작되어 그 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출품되어 상영되었던 영화로, 국내 개봉은 2018 7월에 이루어졌다. 저예산 독립영화로 현재도 상영중인 작품이다. 감독은 이환, 주연으로는 김가희, 강민아, 이재균 등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리얼한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주연인 김가희는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는데 앞으로 계속 기대되는 배우로 평가된다.

 

 

 이 영화는 십대들이 주인공으로 십대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보기 드문 청소년 영화이다. 그런데 수위가 높은 대사와 장면들이 많아 실제로 청소년들은 볼 수 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들의 실제가 영화보다 더 리얼할 수도 있겠다. 십대들, 비행청소년 집단의 이야기를 통하여 현실을 돌아 보게 만든다.

 

 

 

 

 

 

 

 

 

주인공 박화영(김가희)과 은미정(강민아)은 이 그룹에서 절친인 것 같지만 상하 관계가 뚜렷한 관계이다. 서로를 이용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박화영이 일방적으로 당하고 이용당한다.

 

 

 

 

뚱뚱하고 여성적인 매력이 떨어지는 박화영은 비행청소년 그룹에서 엄마를 자처하며 그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먹을 것도 챙겨 주며 그들과 동등한 위치에 잡으려고 한다. 그러나 부당한 대우도 함께 감수해야만 하는 처지이다.

 

 

 

 

여우같은 행동을 하는 세진(이유미)는 그에게 가시같은 존재이기만 하다.

 

 

 

 

 

 

또래 집단 아이들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당하는 박화영이지만 어머니나 선생같은 어른들에게는 엄청난 적대감을 보이며 매우 공격적으로 돌변한다. 엄마에게 서슴없이 욕을하고 선생들이 있는 교무실에서 서슴없이 담배를 펴대는 박화영을 막을 수 있는 어른들은 없다. 자기를 이렇게 내몰게 만든 어른들, 사회에 대한 적개심의 표현으로 보인다.

 

 

 

 

 

 

 

 

 

우두머리 영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전혀 맥을 못추는 존재이다. 화풀이의 대상이기도 하고 이유없이 맞기도 하는 일방적으로 당하는 처지이다.

 

 

 

 

 

 

그런 박화영에게 은미정은 서로에게 위안을 주는 관계이기도 하다. 별로 가진 것 없고 얼굴만 예쁜 은미정은 그녀가 속한 다른 집단(연예인)에서는 따돌림을 당하고 무시당하기 일쑤이다. 그런 은미정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박화영은 기꺼이 나서 바람박이 역할을 해준다. 그리고 결국 파국의 순간까지 다다르게 된다.

 

 

 

 

 

시간이 흘러 박화영과 은미정은 다시 만난다. 예전에는 박화영을 엄마라고 부르던 은미정은 이제는 박화영이라는 이름을 부른다. 그녀는 예전에 있었던 일들은 모두 잊어 버렸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과거를 회상한다. 그런 그녀와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소외당했던 박화영은 즐겁기만 하다. 그리고 그녀는 여전히 비행청소년들과 머무르고 그들의 엄마를 자처하며 과거의 속해있던 사회 집단을 떠나지 못한다.

 

 

 

 영화 박화영은 비행 청소년들의 가출, , 담배, 따돌림, 폭력, 살인, 임신, 원조교제 등 그들이 저지를 수 있는 아니 그 이상의 모든 비행들이 여과 없이 펼쳐진다영화 전편을 통하여 전달되는 비속어, 담배 연기, 폭력, 선정 적인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불편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시작부터 끝나는 시점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잔잔함과는 거리가 멀다. 하긴 비행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다루다 보니 잔잔함을 기대하는 것이 안 맞을 수도 있겠다.

 

10대들의 세계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겠지만 현실에서 실제 발생하고 있는 일들이며 현실이라는 불편한 사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와 닿는다. 이미 보도를 통해서 나오고 있는 십대 청소년들의 범죄를 보면 어른들의 범죄와 비교해 보아도 잔인함이나 수법 등이 매우 유사하다. 청소년들은 더 나아가 법을 이용하여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 나가기 까지 하고 활용까지 하는 수준이다.

 

영화에서는 술집에서 맘대로 시켜 먹고 오히려 신고를 무기로 협박을 하여 돈을 갈취하거나 원조교제를 미끼로 어른들을 한껏 조롱하고 욕보이는 장면들은 그냥 보아 넘기기에는 씁쓸하기도 하다그 이면에는 돈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들의 일탈과 사회적 약자이기도 한 그들을 보호하고 계도해야 할 어른들의 빗나간 욕망이 어우러져 우리 주변에서 계속 일어나는 일들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 어른들이 십대들에게 당하고 모욕 받는 장면들이 여과 없이 보여지고 있다.

 

그들의 권력

영화를 보면 절대 강자인 영재를 중심으로 그 집단들은 그에게 순응하고 복종한다. 그는 마음대로 여자를 취하며 거리낌없이 폭력을 행사하며 절대적인 일인자의 위치에 있다. 그런 그에게서 박화영은 속수무책으로 맞고 험한 꼴을 당하면서도 달리 저항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다른 아이들로부터도 멸시 당하고 모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스스로 엄마라 자처하며 그들의 뒤를 봐준다는 믿음을 가지고 특히 완전히 대척점에 서 있는 연예인 지망생과 가까이 지내며 집단 안에 동화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는 그 집단에서 한계가 뚜렷하며 오히려 이용당하고 배척당한다. 또래 집단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배척당하는 상실감이 그를 그런 환경으로 몰았을지도 모를 어른들에게 분노와 적개심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권력에 굴종하고 집단에서 밀려나지 않고 살아 나가려는 몸부림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한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십대들의 일탈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들을 보여 줌으로써 우리가 애써 외면하려고 했던 불편한 현실과 단면들을 좀더 구체적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어른들의 입장에서 요즘 십대들의 감정이나 세계를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도 같다. 어쨌든 청소년들이 바른 길로 들어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른들의 책임이며 그들이 비행에서 벗어 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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