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효순사건 청소년들은 지금 어디에..

2002 6월에 있었던 두 학생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에 모두 분개하고 울분을 토했던 일이 스쳐 지나간다. 그 당시 월드컵에 전도되어 있는 와중에도 많은 10대 청소년들이 광장에 나와 소리 높여 책임자 처벌을 외치고 주한 미군의 행태에 분개하였는데 또 세월이 흘러 이들은 지금 20대가 되어있을 것이다.

당시 그들을 보며 많은 희망을 가졌었는데, 지금 의외로 조용한 그들을 보면 아쉬운 마음이 든다. 세상이 그들이 가만히 팔짱만 끼고 지켜볼 만큼 좋아진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이 구시대로 회귀하고 있는데 말이다.

지금의 10대들도 세월이 흐르면 그와 같을지를 생각하면 조금은 암담해진다. 그냥 문득 그런 느낌이 든다. 감성을 뒷받침해줄 철저한 역사 인식과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할 것이며 설익은 감정으로는 억압과 폭정을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모든 것이 속도전으로 치닫고 그 와중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민주적인 절차들마저도 내팽겨쳐지는 현실.. 학생이나 젊은이들이 도저히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을 바로볼 수 없게 만드는 작금의 현실이 그들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빠른 자포자기, 그냥 먹고 살기 힘드니 다른 것은 신경을 쓸 겨를이 없는 것일까. 그러나 그렇게 포기하고 좌절하기에 직면하고 있는 정치,사회,문화 전반에서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도저히 맨눈으로는 봐줄 수 없는 획일화된 전체주의의 모습이다.

국민들은 특정기업에 속한 회사원처럼 국가에 고용된 고용인이 아니다. 자유롭게 자기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반대의사도 표현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국가는 정책을 집행하여야 할 것인데, 이런 기본적인 의사 표출도 막고 있으며 아예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다수가 반대하는 정책을 강요하는 정부..

학생들이 제대로 깨어 있어야 이 비정상적인 행태를 바꿀 수 있을 것인데 그만한 치열한 문제의식이 개개인에게 주어질 만한 여건이 안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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