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쇼맨(The Greatest Showman, 2017)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진정한 예술이다 - PT. 바넘

 

1800년대 아직 근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전 기상천외한 쇼와 비즈니스로 미국을 들썩하게 했던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PT. 바넘이다. 사실 영화를 보기에 앞서 이 인물에 대한 사전 조사라던지 뒷 배경 같은 것은 따로 챙겨 보지는 않았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것은 한편의 잘 만들어지 뮤지컬 영화라는 느낌이다.

우선 주인공인 휴잭맨의 연기와 노래도 그러하고 다른 배우들의 군무, 연기들이 어우러지고 OST도 매우 훌륭하여 저절로 감흥이 든 한편의 영화였다.

 

영화 자체로만 보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한 인물의 성공과 좌절을 음악과 함께 잘 버무려 놓은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시대를 뛰어 넘는 듯한 기발한 상상력, 사업가적인 기질을 보여주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한편의 성공 드라마를 보여주는 느낌이다.

 

세상에서 소외받는 특이한 사람들을 쇼 무대의 주연으로 등장시켜 그들로 하여금 세상밖으로 당당히 나오게 만드는 것 또한 그의 재주이고 어떻게 보면 WIN-WIN일 수도 있겠다. 영화를 관통하는 과정에 주인공과 이들 배우들과의 관계는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같이 보인다. 갈등 구조도 간혹 보이기도 하지만 큰 부분은 아니다. 실패를 딛고 일어 나는 과정에서도 이들의 관계는 의리로 똘똘 뭉친 그야말로 가족 관계가 따로 없이 보인다.

 

여기까지 보면 주인공인 바넘은 자상하고 사랑이 넘치는 대단한 비즈니스맨으로 보기에 의심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기록에 나타난 실제 인물 바넘은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에 온갖 학대를 저지른 비도덕적인 인물로 보여지고 있다. 멸시받고 사회로부터 버려진 소수자들을 그가 거두어 차별없이 그야말로 가족같은 마음으로 사업을 하였다면 지금의 평가는 어떨까. 그런 바램과 무색하게 그는 오로지 돈벌이에만 치중하여 그들의 인권은 아예 무시되고 학대를 받았던 기록까지 있는 것을 보면 잘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이지만 다시 보게 된다. 거짓과 인권탄압으로 자행되는 쇼는 그 자체로 비윤리적이지 않을까. 물론 영화는 영화일뿐이니  너무 오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 있었던 인물, 행위들에 대하여 보다 사실적으로 그려냈어야 미화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것 같다. 억지로 미화한다고 해서 과거가 지워지지는 않는다.

 

어떤 짓을 해서라도 돈만 벌면 그만인 것은 자본주의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논란의 소지가 분명히 있다 하겠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고 음악도 정말 좋았다. 몰입감도 있었고..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예술이라는 말에는 동감하나 아무리 전근대 사회라도 바넘이 단원들도 행복하게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100여년이 훌쩍 넘은 현대 사회에서도 그럴싸한 광고로 소비자들을 현혹하여 돈을 벌고 그 과실을 골고루 나누지 않는 한국기업들의 행태도 바넘과 비교하여 결코 모자라지는 않다 하겠다.  주요 국가중에서 최장으로 노동을 하면서도 삶의 수준은 한참 떨어지는 한국의 노동자들을 보면 바넘의 쇼 단원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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