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필귀정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

 

 

MB가 드디어 어제 아침에 검찰에 소환되어 오랜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그동안 숱한 의혹과 추문에도 불구하고 나는 떳떳하다, 죄가 없다며 버티던 그에게도 저런 날이 오다니 참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그는 이제는 옛 측근들이 모든 죄를 자신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다며 반격하고 있다는데 참으로 추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드러난 죄목만 해도 여러가지이지만 그중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뇌물죄이다. 매관매직의 수단으로 돈을 받고 그 돈을 또 여러 방면으로 굴려 쓰고 사익까지 추구했다니 이런 희대의 사기꾼이 있었나 싶을 정도이다. 그러니 대통령이 되고나서는 오로지 본인의 사익을 취하는 데만 관심있었다는 말이 전혀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박근혜가 무사히 임기를 마치고 상상도 하기 싫지만 또다시 정권이 저들 쪽으로 유지가 되었다면 MB의 죄상은 영원히 묻히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박근혜도 MB의 죄상을 모를리가 없었겠지만 정권을 잡기 위하여 눈을 감고 결탁을 한 것이 아니지 않나. 아마도 MB는 태블릿PC로 드러난 박의 실체 그리고 이어진 거대한 촛불 혁명의 과정에서 본인의 앞날이 위태해질 수도 있음을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그 반대거나.. 모든 것을 철저히 은폐시켜서 털어봐야 나올 게 없다는 자신감이 가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거대한 역사의 흐름은 그의 측근들로 하여금 반대의 길을 걷게 만들었고 이제 그는 준엄한 역사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

 

어김없이 자한당 무리들은 정치 보복 운운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더 멀리 갈 것도 없다. 그렇게 중한 죄를 짓고도 아직까지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그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이상한 것이 아닌가 말이다. 본인들이 저지른 악행 온갖 비리는 생각하지 않고 정치 보복 운운하는 이들이야 말로 거대한 물줄기와 함께 사라져야 할 세력일 뿐이다.

 

시골로 내려가 여생을 보내려 했던 전직 대통령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온갖 수모를 주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았던 MB야 말로 정치 보복은 있어서는 안된 다는 것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도 이제 정의의 시간속에서 묻혀 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사필귀정이다..

 

'Comment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근혜 24년..  (0) 2018.04.07
정봉주 전의원  (0) 2018.03.30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0) 2018.03.06
미선/효순사건 청소년들은 지금 어디에..  (0) 2009.12.12
곡학아세와 방문진  (0) 2009.12.11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