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의원

 

 MB치하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전반적인 역주행과 무너진 정의, 민주주의에 좌절하고 실의의 나날을 보냈어야 했다. 이미 언론은 장악되어 올바른 뉴스는 나오기 어려웠고 모든 것이 거꾸러 가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그런 시절에 그나마 속을 시원하게 해주었던 팟캐스트 방송이 있었으니 바로 "국내 유일 가카 헌정방송’을 표방했던 나는 꼼수다(나꼼수)였다.

 

 어찌보면 골방에 사내 셋이 모여 앉아 잡담을 하는 수준일 수도 있었는데 실로 이 방송의 파급력은 정말 어마어마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무엇보다도 언로가 막히고 모든 부분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던 이때 이 방송에서나마 MB를 메인으로 하여 민감한 부분들을 내보내고 때로는 다른 사회 문제에 관한 것도 나오고 했으니 대중들은 청량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김어준, 정봉주, 김용민, 주진우 기자가 만들어 나갔던 이방송은 MB말기까지 지속이 되었는데 그 와중에 정봉주 의원은 BBK 주가 조작 사건 의혹을 제기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김용민은 총선에도 나가 거의 승리를 할 뻔하기도 했으나 말 실수로 인하여 뜻을 접기도 했다. 주진우 기자는 끈질긴 자세로 숱한 음모를 파헤치며 주가를 올리기도 했으나 수많은 위협을 당해야 했다. 김어준은 이후 파파이스 등을 통해 계속 방송을 이어갔고 현재도 계속 하고 있다.

 

 나꼼수가 남긴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하겠다. 진실에 목마른 시절 어느 누가 이들처럼 대놓고 가카 운운하며 방송을 할 수 있었겠는가. 방송을 듣고 나면 바로 다음회가 언제 나올지 기다려 졌고 새로운 방송분이 나오기가 무섭게 다운로드 받아 듣고는 했다. 방송에 나왔던 모든 것들이 진실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거짓은 아닐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지금 돌이켜 보면 MB는 철저한 사기꾼에 불과했으니 당연한 것이 아니었을까. 누구나 다 MB가 사기꾼이고 다스이 실소유주임을 알면서도 그저 제대로 먹고 살게만 해주면 다라는 믿음으로 그를 뽑았던 것이 아닌가 말이다. 그러나 그런 믿음들이 무너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어떻게든 대중들은 저항을 해야 했다. 바로 그 선봉에 정규 언론이 아닌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가 나섰던 것이다. 아쉬운 것이 그렇게 MB의 거짓을 파헤치고 실체적인 진실에 다다르는 국면이었는데 그때 정권 교체를 못한 것이다.

 

 정권이 바뀌어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시점에 MB 저격수 정봉주 전 의원은 특별 사면을 받아 정치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서울 시장 출마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미투 운동 와중에 그는 의혹에 휩싸였고 공방은 계속 되었다. 나는 사실 그를 믿었다. 희생양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는 증거가 나왔고 결국 그는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물러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나는 정봉주 의원이 좀 솔직하고 당당하게 초반에 대처하지 못했는지 많이 아쉽다. 사실 오랜동안 정치를 하지 못했던 입장에서 얼마나 기다렸던 사면이었는가 말이다. 아쉽기는 하지만 그의 역할은 끝난 것 같다. 한때 나꼼수를 통하여 이루고자 했던 많은 것들이 현재 이루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세상이 변했다. 더이상 예전같이 쉽게 용납이 되던 시절은 끝난 것이다. 정치말고 다른 역할을 통하여 사회가 올바르게 갈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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