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정전 Days of Being Wild

 

 

"다리가 없는 새가 살았다. 나는 것 외에는 알지 못했다. 새는 날다가 지치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잠이 들었다. 이 새가 땅에 닿는 날은 생애에 단 하루, 그 새가 죽는 날이다."

 

  홍콩이 아직 중국에 반한되기 이전 홍콩 영화는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지금도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수많은 은막의 스타들이 70년대부터 시작하여 1997년 반환전까지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소룡,성룡,장국영, 유덕화, 주윤발, 양조위, 임청하, 장만옥 등.. 그외에도 수많은 스타들이 은막을 누볐는데 그중에서도 장국영은 당대의 스타중의 스타였음은 분명하다. 

 

  "아비정전"은 왕가위 감독의 1990년 작품으로 장국영은 이영화에서 주인공 아비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이 영화를오래전에 봤는데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한번 감상을 했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두운 분위기에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답답함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실컷 여자에게 끈적끈적한 작업 멘트를 날려서 꼬셔 놓고서는 막상 다가오니 싫증난 듯이 거부해 버리고 가라고 하고, 다른 인물들의 관계도 별 진전없이 주변만 맴돌고 진전이 없다.

 

  주인공은 사랑을 갈구하고 얻지만 간직하고 소유하고픈 마음은 없다. 그러면서 이여자 저여자에게 전전하며 방황을 한다. 그가 날리는 대사들은 지금 봐도 참 마음에 와닿는 것들이 많은데 특히 시계를 영화 곳곳에 배치하며 시간, 어떤 순간이 이루어지는 시간을 강조한다. 어떤 순간은 영원히 기억에 남기도 한다. 나 역시 어린 시절도 그렇고 최근도 그렇고 어떤 순간들은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되어 기억속에 떠오르고는 한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지만 그런 기억들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영화속 여인은 그 짦은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계속 찾아 헤멘다. 그러나 이미 아비는 그녀를 추억하지 않는다. 그가 찾는 것은 버려진 자신의 근원이었다.

 

  

  영화속 장면중 이장면은 정말이지 그의 생활이랄까 뭔가를 설명해주는 중요한 장치로 보인다. 삶을 즐기지만 뭔가 부족한 듯한 채워지지 않는 그런 느낌..

 

  아비의 채워지지 않는 욕구는 결국 허무한 결말로 끝을 내고 만다. 먼길을 찾아 가지만 버림 받고 그 자신도 그 길을 택하고 만다. 그리고 멀리 떠나간다. 대사에서 말했듯이 오랜동안 날다가 땅에 내린 것이다. 허무함이 많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시대적인 배경이 그래서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몇년 뒤면 다가올 중국으로의 반환..

 

  장국영은 2003년 4.1일 이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마치 새가 떨어지듯이 이세상을 등졌다. 그가 떠나 간지도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가 존재했던 시대, 그가 남긴 많은 작품들은 영원하다. 그가 너무나 일찍 간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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