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ive, 2001) 줄거리, 결말, 해석

 

BBC에서 선정한 21세기 최고로 선정된 영화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사실 이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솔직히 보고 나서 느꼈던 느낌은 영화가 말하려는 게 무엇인지 하는 것이었다. 현실인지 상상인지 꿈인지 모를 장면 전환이 나오고 도무지 맥락을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맥거핀(Macguffin, 속임수, 미끼)들이 영화 곳곳에 숨어 있어 정말 어려운 영화였다. 두 번째 다시 집중하여 영화를 봤다. 두 번째 보니 의문스러웠던 장면, 이해되지 못했던 맥락들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이해했다는 뜻은 아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안 보신 분들은 읽지 않으시는 게 좋겠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로 향하는 도로에서 밤길에 사고가 나고 가까스로 여자가 차에서 빠져 나와 한 집에 들어 간다. 그녀는 기억을 잃어 버려 자기가 누구인지도 이름도 모른다. 어디에선가 본 이름을 보고 리타라고 부른다. 그녀가 들어 온 집은 영화 배우의 꿈을 안고 LA로 도착한 베티의 집이었다. 베티와 리타는 친해지게 되고 이제 기억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마치 단편영화가 이어지듯이 수많은 등장 인물들과 상황이 전개되며 영화는 중반부에 이르러 장면 전환이 이루어 진다. 주인공들의 장면이 전환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전 후반으로 나뉘며 이때부터 서서히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질투와 치정 (현실)

 

 인간의 경쟁에서 질투를 빼놓을 수 있을까. 서로 같이 꿈을 꾸고 독려하며 지내온 친구들 가운데 누군가는 잘 나가고 어쩌면 대부분은 잘 나가지 못하고 평범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이 영화의 기본 얼개는 두 여자, 친구 사이의 성공과 좌절 질투가 뒤섞여 있는 이야기이다. 청운의 꿈을 꾸며 할리우드에 입성하여 톱스타가 되기를 갈망하는 두 여인네. 그 중 한 여자(카밀라)는 감독과도 연인 사이로 발전할 만큼 잘 나가고 영화에서 주연 자리를 맡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 친구를 따라 다니는 여자 친구(다이안)도 고향에서 스윙댄스에서 우승도 하고 갈채도 받았었고 이제 헐리우드에서 성공을 꿈꾸고 있다. 두 여자는 함께 하며 동성애까지 나눌 만큼 가까운 사이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다이안은 잘 나가지 못하고 단역 정도만 맡는 것 같으며 그 나마도 친구의 도움으로 간신히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처지이다. 그녀는 감독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그 것도 모자라 여자 친구마저 감독과 결혼을 하려 한다. 다이안은 친구도 죽이려 하고 자기도 극단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모든 것을 버리게 된다. 질투가 불러온 선택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 그러나 다이안은 마지막 순간까지 꿈을 꾸며 과거와 환상을 오고 간다.

 

                              현실의 다이안

 

 

                스윙댄스와 웃고 있는 다이안

     

 

                  배우의 꿈을 안고 LA에 입성

 

 

                       현실에 다가서는 극장 무대

 

그녀가 원한 건(환상)

 

실제 일어 나지 않은 일들이 현실처럼 펼쳐진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환상인지 보여 주는 중요한 장면, 장치 들이 보인다. 초반부 환상 속의 다이안(베티)은 꿈을 안고 헐리우드에 입성하여 성공적인 오디션을 마치고 곧 배우가 될 찰나에 있다. 그녀는 카밀라(리타)와 금방 친해지고 아껴 주며 그녀의 기억을 되찾아 주기 위하여 노력한다. 카밀라의 기억이 돌아오려는지 밤중에 같이 나가자고 하며 극장에 들어 가게 되고 다이언은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사회자의 대사에 격정의 울음을 터뜨린다. 다이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카밀라가 가방에서 열쇠를 열어 박스를 여는 순간 화면이 바뀐다. 여기까지가 다이언이 꿈꾸는 환상의 장면들이다. 그녀는 자신감 넘치고 연기도 인정받는 아름다운 여배우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카밀라와도 모르는 사이처럼 나오지만 너무나 친한 사이로 다시 등장하고.. 이 세계는 상자가 열린 후 펼쳐지는 현실과 다른 곳이다. 참이 아닌 거짓, 환상의 세계에서 다이안을 깨우는 것은 살렌시오(침묵), 모두가 거짓이라는 무대 위 장치들이다. 그렇게 다이언은 마지막 환상에서 깨어난다. 그녀가 원했고 꿈꾸었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간 것이었다. 후회와 원망과 아쉬움이 합쳐져서..

 

 

 

 

변형과 뒤틀림(교차)

 

   실제와 환상이 교차하고 다시 연결되면서 등장 인물들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다이언이 고용한 킬러는 환상 속에서는 전혀 믿음직하지 못한 아무나 막 죽이는 이상한 킬러로 나오고 그녀가 증오하는 감독은 현실과 달리 환상 속에서는 애인에게 버림 받고 쥐어 터지고 배역도 제대로 선택 못하고 강요 받아야 하는 찌질 한 감독으로 나온다. 다이안이 현실에서 마주치거나 관계됐던 인물들이 부정적으로 나오거나 이상하게 나오는 것은 현실에서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아무 관계 없었던 사람들이 환상 속에서는 주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인물로 나오기도 하는데 이게 주인공의 어떤 상태와 연결되어 그리 나오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어떤 인물들은 환상에서 깨어 나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등장 인물들로 인하여 한층 꼬이고 종잡을 수 없는 전개가 이어진다. 주인공들의 이름도 바뀌고 아무 뜻없는 이름이 환상속에 주인공의 이름이 된다.

 

어떻게 보면 단순해 보이기도 하는 스토리인데 감독이 여기 저기 교묘한 장치들을 깔아 놓아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영화다. 해석이랍시고 적어 놓았지만 맞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만큼 집중을 해야 하고 하나 하나 놓치지 않으려 하게 된다. 그 것이 감독의 의도가 맞다면 분명히 성공한 작품일 것이다. 환상과 실제가 교차하는 한편의 잘 짜여진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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