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빠삐용 (Papillon, 1973)

 

 

 

 

   오랜만에 영화 빠삐용을 다시 보게 됐다. 1973년에 발표되어 유명한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을 한 영화로 자유와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걸작 영화로 고전으로 손꼽힐 만한 영화다.

 

   어릴 때 봤었는데 몇 장면만 기억이 나고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보게 되었는데 다시 봐도 감동적이었다.

 

   프랑스령 기아나 형무소에 수감되었던 실제 인물과 그의 눈물겨운 수형 생활 그리고 자유를 갈망하는 그의 탈출 기를 그린 영화로 전편을 통하여 자유에 대한 한 인간의 깊은 갈망을 볼 수 있다.

 주인공과 드가

 

   큰 줄거리는 억울하게 종신형을 선고 받고 악명 높은 프랑스령 기아나 형무소에 수감된 주인공이 같이 수감 생활을 하는 동료들과 함께 탈출을 시도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더욱 가혹한 수형 생활을 당하고 이를 이겨 내어 결국 탈출에 성공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워낙 유명한 영화여서 많은 분들이 아실 것 같은데 보면서 몇몇 대사와 장면이 깊은 울림을 주었다. 탈옥에 실패하고 재수감되어 독방에 갇혀 있는 동안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거의 죽어서야 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겨 내기 위하여 작은 공간에서 숫자를 세 가며 걸음을 걷고 벌레를 먹으며 버텨 내는 장면은 극한에 처한 상황에서도 살려는 의지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일깨워주는 장면이라 할 것 같다. 여기에서 꿈을 꾸면서 사막 한가운데에서 재판관과 배심원들의 심판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무죄임을 항변하나 재판장이 네 인생을 낭비한 죄로 널 기소한다, 벌은 사형이다라는 장면이 나오는데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아무 죄도 없는데 단지 인생을 헛 살았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 받다니.. 너무 심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건 꿈이었다. 혹독한 수형 생활을 겪으며 환상 같은 꿈을 꾸면서 받은 자기 암시, 일종의 계시가 아니었나 싶다. 그랬기에 살아 남아야 했고 낭비하지 않는 인생을 살기 위하여 포기하지 않고 자유를 향한 도전을 했고 결국 쟁취해 낸 것이 아닐까.

 

 

 

                                           

인간이 만들어낸 법제도, 그에 따른 심판이 완벽할 수는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20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억울한 죄수들도 있었을 것이지만 구제는 사실상 불가했던 것 같다. 실제 주인공도 억울한 누명을 쓰고 들어 왔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당시 법 제도에 대한 일종의 고발 성격도 조금은 포함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 마지막에 가면 주인공과 동료 드가가 거의 늙고 노쇠한 몸으로 다시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는 감옥도 아니고 그냥 섬에서 갇혀 죽을 때까지 농사도 짓고 살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다. 드가는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바깥 세상으로 나가봐야 할 것도 없기에 여기에 만족하며 지낸다. 그러나 주인공은 포기하지 않고 끝내 탈출할 방법을 찾아내고 동료에게 같이 가자고 한다. 그리고 먼저 절벽 위에서 몸을 던져 다른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드가는 그런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다시 자기가 안주하는 세상으로 걸어 간다. 탈출에 성공한 주인공이 외치는 마지막 대사, ‘이 자식들아, 나 아직 이렇게 살아 있다는 말과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린다.

 

자유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 인생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는 한 인간의 갈망이 마지막 외침에 응축되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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