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배우 이선균 영화, 드라마 필모그래피,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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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의 인생드라마인 나의 아저씨에서 명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 이선균이 스스로 세상을 하직했다는 우울한 소식이 연말을 장식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외력과 내력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싸움을 겪고 이겨내며 자신의 시간을 만들어 나갔던 주인공이 이렇게 황망하게 갈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 싶다.

배우 이선균

아마도 그의 인생에서 정점을 찍었던 것으로 기록되는 작품 ‘기생충’이후 그는 서서히 내려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올라가기는 쉽지 않으나 한길 낭떠러지로 떨어자는 속도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순식간이다. 최근 몇달간 좋지않은 소식으로 경찰에 불려가고 개인의 내밀한 면들이 드러나고 재정적으로도 압박을 받던 그에게 더이상 이 세상은 살아갈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 이미지로 사는 연예인에게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삶은 꿈꾸지 못했을 것이고 암담한 미래를 마주하느니 그냥 현실에서 빠져 나오는 길을 선택한 것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다.

실적 위주의 수사를 남발하며 인권을 유린하는 검경, 마녀 사냥에 혈안이 되어 있는 황색 언론,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예의도 존엄도 없는 유튜버에 제대로 낚인 그의 모습에 대중들은 안타까울 뿐이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다. 초창기 이선균의 뉴스가 나올때 문득 그런 생각을 하기는 했다. 계속 저렇게 털어대면 이선균 배우가 버티기 힘들텐데, 혹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는데 설마가 현실이 되어버린 것을 보면 그가 겪어온 고통의 무게가 상당했던 것 같다. 배우 이선균을 추모하며 그의 필모그래피 작품 중 드라마, 영화 몇개를 리뷰해 본다.

생전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했던 이선균

배우 이선균 출연 드라마


한예종 1기 출신의 그는 2001년 단역으로 MBC 시트콤 연인들로 데뷔한 후 정체기를 거친후 2007년 하얀거탑에서 의사 최도영역을 맡으면서 비로소 무명의 배우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후 명성을 날린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닌 훈남, 방송음악가역의 최한성 역을 맡아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이후 MBC 파스타, 골든타임, 미스코리아, 2018년 TVN 나의 아저씨로 목소리 좋고 연기 잘하는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쌓아가게 된다. 그의 마지막 작품은 2023년 방송된 SBS의 법쩐으로 그의 유작이 되고 말았다.

하얀거탑
파스타 이선균
골든타임

2018년 TVN 나의 아저씨에서 박동훈으로 출연했던 이선균은 이 드라마에서의 열연으로 제9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았다.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삼 형제와 세상을 등진 채 거칠게 살아온 여주인공 지안(아이유)이 서로를 통해 다시금 삶에 대한 의지를 찾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선균이 연기한 주인공 박동훈은 평범한 대기업 부장으로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어딘가 부족하고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을 잘 연기했다. 유일하게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변 사람들과 교감하는 주인공에게 많은 이들이 공감했었다. 특히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면서 무너져내리는 참담함을 간신히 이겨내 보지만 끝내 홀로 남은 거실에서 오열하는 모습은 그만이 할 수 있는 연기였던 것 같다. 

"죽고 싶은 와중에 죽지 마라.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다. 파이팅해라. 그렇게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숨이 쉬어져. 고맙다. 옆에 있어줘서", "인생도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내력이 쎄면 버티는거야", “다들 평생을 뭘 가져 보겠다고 고생 고생을 하면서 나는 어떤 인간이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아등바등 사는데 뭘 갖는 건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원하는 걸 갖는다고 해도 나를 안전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나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못견디고 무너지고 나라고 생각했던 것들 나를 지탱하는 기둥인 줄 알았던 것들이 사실은 진정한 내 내력이 아닌 것 같고 그냥 다 아닌 거 같다고” 같은 명대사들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나의 아저씨

배우 이선균 출연 영화


스크린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영화 ‘파주’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우리 선희’ ‘끝까지 간다’ ‘악질경찰’ ‘킹메이커’에서 활약했으며, 올해 ‘킬링 로맨스’와 ‘잠’을 선보였다. 2020년에는 비영어권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 등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으로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영화부문 앙상블상을 받으며 그는 배우로서 돈과 명예를 한손에 거머쥐는 앞길이 탄탄한 배우로 우뚝 성장했다.

많은 영화들중 기생충은 그에게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부유층인 박 사장 역을 맡았던 배우다. 해당 영화는 부잣집인 박 사장의 집에 가난한 기택(송강호 분)네 가족이 서로 모르는 사이인 척 들어오며 일어나는 일을 다룬 내용으러 서로 섞일 수 없는 계층의 사람들이 한공간에서 함께 있으면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이자 사회를 풍자하는 걸작이다. 이 작품에서 박사장 역할을 맡은 이선균은 악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착한 사람도 아닌 기업 대표로 최상층에 있는 부유층 인사를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그의 중저음 목소리가 이 영화에서도 한몫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입체적인 역할을 제대로 보여준다. 사실 영화에서 이선균이 맡은 박사장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딱히 죽어야 할 이유도 없었기에 의아하기도 했다. 계급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벌어진 일을 연기로 잘 보여준 것 같다.

영화 기생충

2008년 작품 파주에서는 그가 지은 죄에 대한 속죄를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끝없이 세상과 투쟁하고 주변 사람을 지켜주려고 하는 모습을 잘 보여 주었으며 유작이 된 2023년 개봉작 ‘잠’에서는 수면중 이상행동을 벌이는 주인공을 맡아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밖에 개봉전 작품으로 이선균이 생전에 촬영을 마친 작품들 중 탈출: PROJECT SILENCE와 행복의 나라는 그의 마지막이 워낙 충격적인 만큼 개봉이 진행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시간이 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개봉으로 끝날 가능성도 커보인다.

파주
끝까지 간다
이선균의 유작 영화 잠

나의 아저씨 마지막회에서 이선균은 여주인공에게 "편안함에 이르렀니"라는 대사를 남긴다. 그가 남겼던 이 대사를 이제는 많은 이들이 이제 세상을 떠난 그에게 묻고 있다. 과연 그는 편안함에 이르렀을지 말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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