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을 보내며

 

    한국에서 정치인들의 이미지는 대체로 좋지 않다. 일반 국민들에게 비치는 그들의 모습은 온갖 특권의식에 가득 차있는 가식 덩어리에 불과하다. 보수 쪽은 물론이거니와 진보 쪽에 있는 정치인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선거 때만 유권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거나 악수를 청하고 평소에는 가지도 않는 시장골목에서 먹는 시늉하는 사진 한 장 남기고 사라지는 등 서민 코스프레를 하다가 막상 당선이 되어 여의도에 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돌변하는 그들의 행태는 변함이 없다. 국민들 위에 군림할 줄만 알았지 무서워하지 않는 그들.. 제대로 된 정치인들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렇고 이번에 생을 마감한 노회찬 의원은 좀 달랐다. 그들은 충분히 서민적이었고 서민들의 편에 서서 정치를 하려고 했던 인물들이었다. 모두가 알듯이 노무현 전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소식에 정말로 슬퍼하고 절망했던 기억이 있다. 노통의 경우에도 비록 자신은 떳떳 했을지라도 주변에 대한 단속을 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랬기에 모든 것을 본인이 다 안고 감으로써 상황이 종료됐었다. 노회찬 의원의 경우에도 그렇게 본인의 주변 관리가 철저했던 사람인데 정치자금 수수 라는 덫에 걸리면서 진보 정치의 위기를 절감했던 것 같고 그랬기에 본인의 생명을 끊음으로 서 지켜내려고 했던 것 같다.

 

 

 

많은 국민들이 기억하는 정치인 노회찬은 다른 정치인들과는 달랐다. 비록 많은 것들이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그가 내놓았고 발의했던 많은 법안들은 서민과 대중들 그리고 노동자들을 위한 것들이 많았다. 또한 그는 국회의원으로서의 특권도 내려놓으려고 했던 거의 유일한 정치인이기도 했다. 토론이나 국회에서 보였던 그의 생전 모습에서는 약자 편에 서서 그들을 대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치인이지만 정치인 같지 않은 옆집 아저씨,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가까운 사람이었던 것이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 가면서 흠 결 없이 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정치인으로서의 노회찬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그렇게 되었지만 너무나 아깝게 세상을 등진 것 같다. 진보 정치인들의 한계인지 고결 함인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최선은 아닌 것 같다. 국민을 진정 사랑하는 정치인을 만나기란 정말 쉽지 않다. 노회찬 의원의 충정과 마음은 헤아리지만 정말 아쉬울 뿐이다. 그런 마음들이 있기에 고인을 추모하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들이 모이게 된 것 같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는 갔지만 그가 이루지 못했고 이루려 했던 정치는 반드시 결실을 맺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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