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럽 여행 - 비엔나, 오스트리아 - 호프부르크 왕궁, 미술사 박물관, 비엔나 시립공원, 스테판 대성당

 

 

저녁 무렵에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는 열차를 이용하여 시내로 이동했다. 그날 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역사에서 나오려는데 2명의 이방인들이 시비를 걸어왔다. 우리는 세 명이었는데 처음에는 대꾸를 않고 그냥 지나쳤다. 그러나 계속 시비를 걸며 다가오는 것 아닌가. 밤시간이라 인적도 드물기도 하여 조금 그 상황이 두렵기도 했다. 앞의 세 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당황스러웠다. 마침 지나가는 열차에 잽싸게 올라타서 더 이상의 봉변은 없었으나 비엔나에 대한 이미지가 처음 도착부터 구겨지고 말았다. 생각해보니 현지인들은 아닌 것 같았고 터키 쪽에서 온 불량배들인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 꼬레아? 하면서 다가오던 그 기분 나빴던 기억이 지금도 살아난다. 아무튼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 외국에서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밤 으슥한 곳은..

 

 비엔나에서 묵을 숙소는 미리 정하지 못하고 와서 유스호스텔 이런 곳을 찾아서 밤거리를 헤맸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방이 없는 거였다. 참 난감했다. 자칫 밤거리에서 노숙이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 다행히 날이 춥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 전에 당했던 일도 생각나고 해서 여간 찝찝한 게 아니었다. 시간은 이미 12시를 넘어 가고 있었다. 지금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도 아니고 지도에 의존하여 길을 찾아 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요즘은 구글 맵으로 왠 만한 곳은 다 찾아 갈 수 있으니 세상이 참 좋아졌다. 아무튼 그런 것이 없던 98년의 우리는 그렇게 밤거리를 헤매고 있었다.

 

그렇게 방황을 하고 있던 차에 숙소로 가는 길을 마침 지나가던 우리 또래의 현지 남자에게 문의하였다. 이 친구는 친절하게도 가까운 곳이라며 같이 안내를 해주었다. 그 호텔도 방이 없었다. 정말로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런 우리의 상황을 이해했는지 이 친구가 자기 집에 가도 된다고 하는 게 아닌가. 정말 고마운 일이기는 하지만 신세를 지는 것이 많이 미안하여 거절했으나 같이 가자고 자기 혼자만 사는 곳이라 괜찮다며 가자고 하여 그리 하기로 하고 따라 갔다. 아쉽게도 이 친구의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랄프였던 것 같기도 하고.. 한국에 오고 나서도 몇 번인가 이메일을 주고 받았었는데 이후는 연락이 끊겨서 아쉽기만 하다. 아무튼 정말 다행히도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하루 밤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친구의 집은 비교적 시내에 있었다. 집도 깨끗하고 깔끔했다. 우리 잠자리도 만들어 주고 집에 있는 와인도 같이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우리랑 나이도 같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아서 할 얘기가 많았다. 하는 일은 예술계 쪽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연극 쪽 일을 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인사를 하고 우리는 잠에 빠져 들었다. 자기는 아침에 일찍 나가니 일어나면 그냥 가면 된다 하고 우리는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 친구는 이미 나간 뒤였다. 그러고 보니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거였다. 정말 고마웠다. 나 같으면 그런 상황에서 외국인 3명을 내 집으로 데리고 올 수 있을까 싶다. 비록 도착하여 험한 일도 있었지만 이 친구의 도움으로 오스트리아에 대한 이미지가 정말 좋아졌다. 지금도 그 때 그 도움이 많이 생각이 난다. 이 친구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나이가 많이 들었을 텐데 지금 보면 알아보지도 못할 것 같다. 다시 만나게 된다면 뜨거운 포옹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정말 고마웠노라고..

 

 현지인의 집을 나서 본격 비엔나 시티 투어에 나섰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양대 수도였던 비엔나.. 그러고 보니 나는 헝가리를 거쳐 오스트리아로 왔으니 양대 제국을 돌아본 셈이다. 한창 전성기의 오스트리아 제국의 위세는 대단했다고 하는데 지금의 오스트리아 영토는 그 시절과 비교해 보면 정말로 많이 작아졌다. 20세기초 1차 대전의 발단이 된 곳이 바로 제국 시절이었으며 이후 2차 대전을 거치며 독일의 점령을 받고 전후에는 승전 4개국의 분할 점령을 받다가 1955년에야 새 출발하고 영세 중립국을 선언,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과거의 제국 영토

 

                                                  현재 오스트리아 영토

 

                                                     분할점령 시기

 

                                                         주요 POINT

 

 우리는 시내 중심부에 있는 성스테판 대성당을 시작으로 시내 투어를 시작했다. 중간 중간 트램도 타보고 주로 걸어 갔는데 주요 건물들이 시내에 몰려 있어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호프부르크 왕궁 쪽으로 많은 볼 거리가 형성이 되어 있는데 비엔나 시내는 아름답고 고풍스런 건축물이 정말 많았다. 옛 제국의 영광이었던 마리아 테레지아 황후의 동상이 여기 저기 있었다. 호프 부르크 왕궁이 보이는 뜰에 서서 옛 제국의 기운을 받아 본다. 가까운 곳에 미술사, 자연사 박물관이 있는데 그 중에서 미술사 박물관에 들어가 봤다. 입구로 들어 가니 사진에서만 봤던 켄타우로스를 제압하는 태세우스의 조각이 있었다. 실제 보니 생생한 느낌이 전해졌다. 안에 들어가서 많은 작품들을 감상했는데 화가 램브란트의 자화상이 인상적이었다. 이후 국회 의사당 건물, 비엔나 시청을 둘러 보고 마지막으로 비엔나 시립공원에 들었다. 공원에는 유명한 음악가인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동상도 보였다.

 

                             켄타우로스를 제압하는 태세우스

                                                 비엔나 시립공원

                                              오스트리아 국회의사당

 

비엔나를 돌아 보며 받은 느낌은 도시가 참으로 고풍스럽고 도시 자체가 예술적이었다는 것이다. 건물 하나 하나에 장식되어 있는 조각도 그렇고 도시 자체가 예술 작품이라 불리 울만 하다.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하던데 정말 그럴만한 도시인 것 같다. 옛 제국의 영광을 기억하고 다시 살리기라도 하려는 듯이 건물들의 위용은 대단했다. 그 시기에 비엔나는 유럽 외교의 중심이었고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그러 했으니 모차르트 같은 거인이 제대로 활동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거리를 다니면서 어디선가 클래식 음악이 들려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유있는 일정이었다면 클래식도 감상하고 더 좋은 시간을 보냈을텐데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지금 같으면 많은 사진을 찍었을 텐데 필름카메라 시절이라 사진을 아껴야 했기에 많은 기록을 남기지 못해 정말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비엔나는 꼭 다시 가보고 싶다. 그때 마셨던 비엔나 커피도 생각나고.. 비엔나 커피라고 사실 새로운 건 없었다. 그냥 비엔나에 왔으니 꼭 마셔봐야 한다는 정도.. 12일의 짧은 여정을 마치고 우리는 마지막 행선지인 베니스로 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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