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럽 여행 -프라하, 체코 - 카를 교, 프라하성

 

 

 

나의 첫 유럽 여행은 20년전인 1998년이었다. 벌써 20년이 지났으니 오랜 시간이 흘러왔다. 간간히 가까운 곳도 다녀오고 했으나 유럽은 시간 내기도 쉽지 않았고 여러모로 도전하기에 조금은 벅찼다. 그러던 중 98년 직장 동료들과 뜻을 모으고 드디어 도전에 나섰다. 사실 다녀 오고 나서 기록을 어느 사이트엔가 올려서 남긴 적이 있었는데 사이트가 없어졌는지 도무지 찾을 길이 없다. 어디 한글이나 워드에라도 저장을 따로 해놨어야 하는데 너무나 아쉬울 뿐이다. 이렇게 오랜 기억에 의존을 해야 하니 사람의 기억에 한계도 있고.. 그나마 다행이 것이 디카가 없던 시절 카메라로 열심히 찍었던 사진들이 남아 있고 거기에 날짜들이 새겨져 있어 언제 어느 날 어느 장소를 갔는지 기억을 찾을 수 있었다. 그 기억을 더듬어 예전 여행에 대한 기억을 남겨 보려 한다.

 

  요즘 블로그들을 보면 최신 정보가 가득하고 먼 유럽도 가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90년대 후반은 아직도 유럽은 가기 쉬운 곳은 아니었다. 지금이야 직항편도 많고 여행사에서 많은 상품을 내놓고 있어서 여행을 계획하고 가는 여행자 입장에서는 많이 편해졌으나 그때는 달랐다. 우리는 많은 것을 계획하고 공부를 해야 했다. 여정을 짜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동 동선, 숙박 계획까지.. 우리는 9일 예정으로 다녀 왔는데 그 짧은 일정에 다녀온 나라는 체코, 헝가리,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5개국이었다. 동유럽을 시작하여 남유럽을 거쳐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나라간 이동은 가능한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으로 했고 숙박은 학생 할인이 되는 곳으로 예약했다. 사실 그 당시 학생은 아니었으나 일행 중 동생이 대학생인 친구가 있어 어찌 보면 편법으로 학생증을 만들어 갔다. 그리고 아주 유용하게 썼다. 서양 사람들은 동양인들의 나이를 가늠하지 못한다고 하던데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도 했다.

 

   당시는 아직 인천공항 개항전이라 우리는 김포 국제공항을 통하여 장도에 올랐다. 우리가 이용한 항공기는 독일의 루프트한자(LH)였다. 첫 유럽여행은 무척이나 설레고 다른 세상에 간다는 느낌은 지금 생각해도 벅차다. 긴 비행 중 동료들과 훌라 도 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하늘 길을 날아갔다.

 

첫 도착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마침 우리가 타고 온 비행기에는 같은 회사 여직원들도 있었다. 그들은 우리와 다른 루트로 이동 예정이라 기념 사진을 같이 찍고 헤어졌다. 우리는 첫 목적지인 체코의 프라하로 이동하기 위하여 환승 구역으로 가서 프라하행 비행기를 탔다. 그렇게 먼 길을 온 우리는 드디어 프라하에 도착했다. 공항에 내려 숙소까지 오니 피로가 몰려왔다. 8월말이었지만 체코의 밤공기는 제법 차가웠다.

다음날 우리는 프라하 시내 관광에 나섰다. 오랜 기억에 의존하는 거라 디테일 하게 어떤 동선으로 움직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어디를 갔는지는 알 수 있다. 카를 교를 지나갔는데 그렇게 긴 다리는 아니었으나 다리에 조각되어 있는 장식들이 무척이나 고풍스러운 것이 참으로 아름다운 다리였다. 요즈음 같으면 열심히 사진을 찍어 남길 텐데 아직은 필름 카메라만 쓰던 시절이라 필름을 아껴야 했기에 배경 사진은 엄두도 못 내고 인물 사진만 남기기에 바빴다. 카를 교는 큰 다리는 아니지만 다리 위에 놓여있는 수호신들의 조각상과 더불어 멋진 자태를 가지고 있는 명소로 기억된다. 카를 교 밑으로 몰다우 강이 잔잔히 흘러 가고 있었다. 이 다리가 지어진 것이 1406년이라니 600년이 넘은 아주 오래된 다리다. 그 오랜 세월을 버텨왔으니 가히 체코의 역사라 할 수 있겠다. 다리를 지나 우리는 프라하 성으로 들어 갔다. 성 내부는 유럽의 성답게 아름다운 장식들로 가득했고 많은 유물들이 역시 있었다. 과거에 왕국을 지배했던 군주들의 모습도 떠올리곤 했다. 성을 나오면 강 너머로 프라하 시내가 보이는데 참으로 아름다웠다. 지붕 색깔들이 붉은 벽돌 같이 보였는데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성 안팎을 보고 구시가지 광장을 돌아 보고 프란츠 카프카 생가가 있다는 골목을 거닐었다.

 

유럽은 골목도 그렇고 인도,차도에도 돌길이 많은데 그것은 로마시대로부터 전해진 것이라 하는데 이 길만 봐도 옛 로마의 위세가 어떠했는지 상상이 된다. 프라하는 어떤 느낌 이랄까. 과거 체코도 사회주의 국가였던 적이 있지만 프라하에서는 사람들이 경직되어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멀리 동양에서 온 젊은 청년들이 어쩌면 신기했을 수도.. 고풍스러운 도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서유럽 도시에 비해 확실히 때가 덜 타고 볼 것도 많은 도시였다. 카를 교에 서 있던 조각상 들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약간은 쌀쌀하고 흐렸던 체코 프라하를 당일 일정으로 마무리하고 우리는 다음 행선지인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기차로 이동하기 위하여 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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