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짜 하노이

 

 

 며칠전에 베트남 하노이에 출장을 다녀 왔다. 예전에 1년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곳이기는 한데 다시 가게된 것은 8년만이라 마치 고향에 가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조금은 들뜬 마음을 가지고 하노이 출장길에 올랐다. 3월의 하노이는 초여름 같은 날씨였는데 역시 특유의 습한 날씨와 해가 잘 비치지 않는 도시 풍경이 새삼스레 다가왔다. 역시 내가 오래 있었던 호치민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그나마 날이 심하게 덥지 않아 다니기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헷갈려 하는 것이 베트남의 수도가 어디인가 하는 것인데, 북쪽에 위치한 하노이가 바로 베트남의 수도이며 남부의 호치민은 가장 크기는 하지만 수도는 아니라는 것.. 물론 경제 규모는 호치민이 훨씬 크기는 하다. 베트남 통일의 주도가 어디에 있는지를 이해한다면 답은 간단히 나온다. 하노이는 예전 기억에도 그랬지만 습도가 높고 나름 사계절이 있는 도시라 겨울에는 제법 쌀쌀하다. 도시 곳곳에는 호수가 많이 있는데 그 이유는 분분하나 예전에 강이 흐르던 지역이 강의 방향이 바뀌는 과정에서 단절되어 남은 것이 호수로 남았다는 설이 유력한 듯하다. 아무튼 계절적인 영행으로 남부와 북부의 차이는 참으로 큰데 차이점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를 빌어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은 분짜 하노이를 소개하는 시간이니..

 

  베트남 음식은 대체로 한국사람 입맛에 맞는 편인데 같은 동양권이기도 하고 신기하게도 한국 음식과 사용하는 재료도 비슷한 것이 많다. 야채도 풍부하게 쓰고 특히 느억맘이라 불리우는 소스는 한국의 젓갈류와 거의 유사하다. 베트남 음식하면 단연 쌀국수가 떠오르는데 사실 쌀국수는 베트남 전역에 퍼져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이 사람들의 주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쌀국수의 종류도 참으로 많은데 이중에서도 분짜 하노이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분짜는 쌀국수와 숯불에 구워낸 돼지고기, 생채소를 새콤달콤하게 맛을 낸 차가운 느억맘 국물에 적셔 먹는 음식으로 일본의 소바(, そば)와 먹는 방법이 비슷하다. ‘분(bún)’은 쌀국수 면을, '짜(chả)'는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완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분짜는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완자를 얹은 쌀국수 요리'를 뜻한다. 분은 납작한 면발의 퍼(phở)에 비해 원통형의 굵은 면발이라는 점이 다르다. 분짜는 베트남 북부 하노이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예부터 이 지역은 쌀이 매우 귀해서 밥보다는 쌀국수를 즐겨 먹었다. 현재 분짜는 베트남 전역의 노점이나 간이 음식점에서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다.

분짜는 라임과 느억맘으로 새콤달콤하게 맛을 낸 국물에 그린 파파야를 넣고 쌀국수(분)를 적셔서 숯불 돼지고기와 생채소를 곁들여 먹는데, 더운 날씨로 지친 입맛을 돋워주는 역할을 한다. 고기와 분을 함께 쌈을 싸먹기도 한다.

베트남 남부에는 분짜와 비슷한 '분팃느엉(Bún thịt nướng)'이라는 음식이 있는데, 차게 식힌 쌀국수에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와 민트·바질·숙주 등의 신선한 생채소와 허브, 베트남식 튀김 만두인 짜조(chgiò)를 고명처럼 얹어서 느억짬(Nước chấm)이라는 매운 디핑 소스에 곁들여 먹는다. 기호에 따라서 구운 땅콩이나 베트남식 당근 피클, 넴느엉(Nem nướng)이라 불리는 베트남식 돼지고기 소시지나 구운 새우 등을 함께 넣어 먹기도 한다.

- 분짜 [Bun Cha] (두산백과) -

 

 

 분짜도 베트남 전역에서 먹고 있으나 분짜 하노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유래도 북부지방에서 하였고 북부 지역 분짜가 더 맛이 있기도 하다. 이번 방문시에도 분짜집을 찾아 갔는데 사실 오바마 전대통령이 갔다는 그집도 가고 싶었으나 현지인에게 더 유명하다는 로컬 분짜집을 찾아 갔다. 하노이 호텔 근처에 있는 장보 호수를 지나가니 좁은 골목길에 보이는 분짜집이 있었다. 점심시간이라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고 조금 기다렸다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드디어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니 거의 바로 음식이 나왔다. 풍부한 쌀국수 면에 소스가 담긴 그릇에 구운 돼지고기, 완자가 들어간 분짜였다. 얼마만에 다시 먹어 보는 분짜인가.. 베트남에 있을때는 참 많이 먹었었는데, 아쉽게도 한국에 와서는 먹을 기회가 없었는데 너무나 반가웠다. 여기에 넴이라고 하는 베트남식 만두도 같이 시켜 먹었는데 그 맛이 정말로 일품이었다. 남부지방에서는 짜조라고 하는데 나는 북부에서 먹는 넴이 더 맛이 좋은 것 같다. 양이 너무나 많아서 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을 만큼 먹었다. 시원한 맥주까지 한잔 마시고.. 정말 맛이 좋았다.

 

  이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고 또 언제 다시 베트남에 가서 현지에서 나오는 분짜를 먹게될지 모르겠다. 음식이라는 것은 참 묘해서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다음에 기회를 내서 다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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