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싱글라이더 (A Single Ride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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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본인들의 삶을 손해 봐서라도 그들에게 헌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일로 외국에 가있었거나 아니면 그런 경우가 아니라도 자녀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 외국어 습득 등을 이유로 유학을 보내거나 하는데 뒷바라지 등의 이유로 대체로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 와중에 생겨난 것이 기러기 아빠라고 불리는 한국에 남아 혼자 생활하는 아버지들이다. 주재 근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같이 와야 하나 본인만 오고 나머지 가족들은 계속 현지에 남겨 두거나 아예 같이 살던 가족들을 먼 외국으로 보내는 경우인데, 어떤 경우든 아버지는 혼자 남아 있어야 한다. 홀로 남겨진 남자의 인생은 행복할까.. 그저 가족 뒷바라지를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본인들은 외로운 생활을 하게 되는데 과연 그게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지..

 

싱글라이더는 한 기러기 아빠의 이야기이다. 남부럽지 않은 증권사 지점장이며 일단 상류층에 가까운 생활을 한다. 그러나 그의 가족은 그의 바람에 따라 머나먼 외국에 나가 살고 있다. 그가 얼마나 가족을 그리워 하고 보고 싶어했는지는 영화에 잘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의 회사가 위기에 몰리자 그의 생활도 곤두박질 치고 만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멀리 가 있는 가족일까… 그는 책상 앞에 앉아 가족 동영상, 사진을 보며 호주로 가는 항공권을 발권한다. 호주로 가는 비행기에 앉아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구름 바다가 펼쳐진다.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호주에 도착하여 적어 놓은 주소로 그의 가족들이 사는 집으로 찾아가게 되는데.. 그가 목격하는 것은 뜻밖의 장면들이다. 부인은 서양 남자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고 도무지 그가 들어갈 공간은 없어 보인다. 그저 멍하니 쳐다 보다가 밤거리를 서성이고 있을 뿐이다. 영화는 그렇게 낯선 이국에 살고 있는 가족들의 주변을 그저 맴돌고 있는 그의 모습을 계속 따라간다. 그는 여기서 또 다른 주변인으로 보이는 한국 여학생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일을 마치고 귀국 준비중 환전을 하기위해 다른 한국인을 만났다가 돈을 다 털리고 빈털터리가 된 신세.. 그녀는 왠인일지 주인공 남자를 계속 쫓아 다니며 사정을 애기하고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나 남자는 그를 도와줄 수 없다.. 남자는 주변부를 돌면서 주변 사람들과 얘기도 하게 되고 사정도 알게 되면서 가족들에게 다가가게 된다. 그러나 그는 결국 가족들과 재회를 할 수 없게 되며 더 먼 길을 떠나게 된다.. 언제가 될지 모를 먼 훗날에나 다시 만날 날을 기대라도 하는지.. 아니면 제목 그대로 혼자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인지도.. 영화는 결말부에 다다르면 중간 중간 조금씩 이해가 안됐던 부분들에 대한 실마리가 보여지면서 반전을 보여준다.

 

인생은 원래 혼자 왔다가 혼자 다시 떠나는 길일지도 모른다. 그 길에 만난 인연들 그리고 이어지는 가족과의 인연들.. 그러나 그것 조차도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봤을 것이다. 올라가는 과정에서는 보지 못했을 소중한 것 들을.. 얼마전에 호주를 다녀 왔었다. 아름다운 시드니의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영화로 다시 보니 파란 하늘과 어여쁜 해변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우면서도 허무하게까지 느껴지는 건 왜일까.. 모처럼 잔잔한 인생 이야기를 본 것 같아 마음 한편에 깊은 어울림이 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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