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금메달 인터뷰와 배드민턴협회 논란, 국가대표팀 은퇴?
- Sports & Others..
- 2024. 8. 6. 22:00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0으로 꺾고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배드민턴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 선수의 금메달 소식 못지않게 인터뷰 내용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작심한 듯 쏟아낸 안세영의 발언은 배드민턴 협회의 지원 부족과 선수 운영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뤄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안세영 선수는 7일 한국에 귀국할 예정이라 어떤 말들이 더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통상 금메달리스트는 폐막식까지 마치고 성대하게 귀국하곤 했는데 조기 귀국도 이례적으로 보인다.
28년 만에 이뤄낸 금메달 달성이라는 기쁜 소식보다는 이제 선수와 협회의 갈등이라는 문제가 떠오르며 여론의 흐름도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사가 된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금메달 리스트의 발언을 보면 상당히 오랜동안 불만이 컸음을 알 수 있는데 협회는 아직까지 이에 대하여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선수의 귀국 이후 본격적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양궁협회가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 가장 큰 비판을 받고 있는 축구협회와 더불어 이제 배드민턴 협회가 공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클 것 같다.
안세영 인터뷰, 국가대표 은퇴?
안세영은 현재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이며 이번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금메달을 딴 명실상부 세계 최강의 선수로 활약하는 에이스다. 2002년 2월 전남 나주에서 출생하였으며(22세) 키는 170cm, 주종목은 배드민턴 단식이다. 복서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강인한 체력이 돋보이며 노련한 경기운영이 승률을 높이고 있다. 아직 22세의 어린 나이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이다.
안세영은 금메달을 딴 뒤 시상식을 마치고 믹스트존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제 부상이 생각보다 심했다. 더 이상 안 좋을 수가 없다. 부상을 가볍게 여긴 대표팀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지금 대표팀에서 계속 뛰기는 힘들 것 같다. 나중에 더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는데 그의 협회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라 상당한 여파를 낳고 있다. 안세영은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 왔는데 특히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무릎 부상을 입었으며 이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는 "아시안게임 후 (받은 검진에서) '2∼6주간 재활 후 복귀할 수 있다'는 진단과 다르게 통증이 줄어들지 않아 (작년) 12월 월드투어 파이널 이후 다른 병원을 방문했다"면서 "슬개건 부분파열이 처음 진단 내용과는 다르게 짧은 시간 내에 좋아질 수 없고 올림픽까지 최대한 유지해서 통증에 적응해야 한다고 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진행 결과에 따라 2024 파리 올림픽에도 영향이 불가피함을 알게 됐다고 어렵사리 털어놓은 것이었는데 사실 이번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손에 넣는 과정이 매우 고된 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선수가 보기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배드민턴 협회는 수수방관하고 별다른 지원도 하지 않고 그의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던 한수정 트레이너와도 계약이 해지되어 함께 올림픽에 오지 못하는 등 서운함이 매우 컸던 것 같다. 파리 올림픽에 와서도 상태가 좋지 않아 의료 지원을 요청하였지만 협회는 보안 이유를 들어 쉬쉬하다가 마지못해 의료 지원을 했던 점이 안세영 선수의 분노를 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운동하면서 겪는 고통에 대해 외면하고 등떠미는데 급급한 협회에 대한 감정이 금메달을 따면서 더욱 증폭된 것 같다. 실제 은퇴를 할 의사는 아닌 것 같으나 협회의 대응에 따라서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을 것 같다.
대한배드민턴협회 논란, 협회장은 누구?
배드민턴을 총괄하는 대한배드민턴협회는 1957년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현재 협회 회장은 한빛엔지니어링 소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 김택규 회장으로 되어 있다. 김택규 회장은 선수 출신도 아니고 동호회에서 활동하던 전문성이 없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협회는 대한민국 배드민턴 운동 단체를 대표하며 산하 단체를 통합 지도하고 선수를 양성하는 단체이다.
이 협회는 이미 여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몇 가지를 보면 첫째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실시한 도핑 테스트 기간에 국제대회 출전 중인 선수들의 소재를 태릉선수촌이라 기재하며 도핑테스트 거부로 선수의 생명을 끝낼 뻔했던 사건, 둘째 협회 임원진이 특정 선수를 거명하며 대표팀 엔트리를 건드려 전력을 약화시킨 점, 셋째 협회 임원진 본인들은 비즈니스석을 타고 선수단은 일반석을 이용하게 하는 등 국가대표 선수단 홀대 등 논란이다. 이번에 안세영이 폭로한 내용을 보면 단식이 주종목인 안세영에게 복식 종목 출전을 강요했다거나 부상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의료 지원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지적을 하고 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기쁨보다 그전에 받았던 협회의 소홀한 선수관리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협회는 선수의 지적에 답해야 할 것이다.
안세영은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 달라”고 말하며,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주시고, 해결해 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라고 덧붙였다. 청춘의 고뇌를 제대로 해결해 줄 참 어른도 없고 알아서 하라며 수수방관하는 관계 협회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시급해 보인다. 안세영 선수의 투혼과 용기 있는 발언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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