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24절기, 2019년 백로와 추분

때아닌 가을 장마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또한 한반도로는 태풍이 주말께 지나간다는 소식이 있어 비는 계속 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가을 장마가 드물지는 않지만 흔한 것도 아니어서 날도 선선해지는 지금, 그렇게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맘때쯤이면 임박한 추석에 맞춰 수확의 계절이 다가오는데 태풍이나 강우로 인하여 자칫 일년 농사를 망칠 수도 있어 더욱 신경이 쓰인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계절은 완연히 가을로 들어설 것 같다. 이미 가을의 절기는 시작이 되었는데 9월에 맞이할 두 가을 절기, 백로와 추분은 이 계절을 더욱 확실하게 느끼게 해줄 것이다. 9월의 절기 백로와 추분에 대하여 살펴 보도록 하겠다.

아침 이슬이 맺히는 절기 백로

백로(白露)는 양력 97일이나 8일경에 맞이하는 열 다섯번 째 절기로 음력으로는 8월에 해당하며 태양의 황경은 160도에 위치한다. 백로 라는 말 자체가 이슬을 뜻하는데 풀잎에는 낮과 밤의 기온 차로 인하여 이슬이 맺히게 되는 때이다. 온도가 높은 낮에는 수증기로 있던 공기가 온도가 내려가는 아침, 밤에는 액체 상태로 변하며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식물의 잎에 맺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아침 이슬을 보면 왠지 순수하고 깨끗함을 연상케 하는데 가을로 접어 드는 이때 많이 볼 수 있는 자연 현상인 것이다.

보통 이때는 맑은 날이 많이 있지만 올해와 같이 가을 장마나 태풍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어 가을 수확을 앞둔 농촌에서는 비상이 걸리기도 한다. 적당한 비가 내리면 풍년이 온다는 속설도 전해지고 있는데 적당히 대지를 적실 정도가 좋을 것 같다. 쌀 수확을 앞둔 이때 한낮에내리 쪼이는 햇빛만큼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백로에는 그 어느때보다 포도가 먹기 좋고 그 맛이 최고조에 이르는 때라고 한다. 처서 무렵에 먹는 복숭아가 좋듯이 백로에 먹는 포도는 이 절기에 딱 어울리는 과일이다. 추석까지 이어지는 시기를 포도순절이라고 하는데 이때의 포도가 가장 맛이 좋은 시기라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제철을 맞은 포도를 백로의 의미도 새겨 가며 즐기면 좋을 것 같다.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바뀜을 알리는 추분

아직까지는 낮이 조금 더 길게 유지되고 있는데 점점 더 그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가을이 되면서 밤의 길이가 더 길어지게 되는데 그 기준점이 되는 날이 바로 추분이다. 태양의 황경은 180도에 위치하며 양력으로 923일 무렵이다. 이날은 밤과 낮의 길이가 같으며 이후로는 밤의 길이가 더 길어지게 된다. 봄의 절기 춘분과 비교되는데 밤과 낮의 길이가 똑 같은 날이지만 이 날을 기점으로 정반대로 길어지는 것이 차이가 있다.

이 시기는 바야흐로 수확의 계절이다. 한해 농사의 결실을 맺고 거두는 때로 농번기 이후 가장 바쁜 시기이다. 가을걷이라는 말은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추분에는 곡식이 풍성해지고 먹을 것도 많을 때인데 이 즈음에는 햅쌀로 만든 밥과 비타민D 등 영양소가 풍부한 버섯을 재로 한 음식들을 많이 즐겨 먹는다. 가지, 깻잎 등도 이시기에 먹기 좋은 식재료이다.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는 지금, 머지 많아 잎사귀들도 색상이 울긋불긋하게 변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한해가 또 저물어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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