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 뉴욕 - 2일차(브루클린 다리, 덤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브로드웨이)

 

 

 

 

                        DAY 2

 

   BIG BUS(DOWN-TOWN LOOP) ▶ Battery Park ▶ Charging Bull ▶ Trinity Church ▶ Wall Street ▶ New York Stock Exchange ▶ Federal Reserve System ▶ Ground Zero ▶ City Hall ▶ Brooklyn Bridge ▶ Dumbo ▶Majestic(Phantom of Opera)

 

시청 앞 공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우리 가족은 브루클린 다리로 향했다. 브루클린 다리는 길이 1,053m의 긴 현수교로 뉴욕 맨해튼과 브루클린 지역을 잇는 다리이다. 완공된 시점은 1883년이라고 하니 유서가 깊은 다리라고 할 수 있겠다. 예전 건설 과정에서 많은 인명의 피해도 있었다고 하는데 오래전이라 아무래도 그랬을 것 같다. 1층은 차량이 통행하고 2층으로 사람과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나무판이 깔려 있는 길이 있어 우리는 그 길을 이용하여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갔다. 길이가 긴 다리인 만큼 끝까지 가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이 날은 날이 첫날과 다르게 기온이 많이 올라가 30도에 육박하는 날씨였다. 일교차를 심하게 느끼면서 점퍼를 벗고 다녀야 했다. 많은 사람과 자전거들이 부지런히 다리를 건너갔다. 중간쯤에 다다르면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타워가 보인다. 높이가 84m라고 하던데 과연 높은 타워였다. 왔던 길을 되돌아 보니 맨해튼에 우뚝 솟아있는 마천루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가히 빌딩의 숲이라고 부를만한 광경이었다. 아래로는 이스트강이 잔잔히 흘러가고 있었다. 가까워지는 브루클린 지역을 바라 보며 다리를 벗어나 새로운 지역으로 들어섰다.

 

 

뉴욕은 5개 자치구역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맨하탄도 그 중 하나이며 브루클린도 자치구역으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치안이 불안한 지역이었다는 얘기도 있던데 지금은 많이 개선이 된 지역이라고 한다. 브루클린 지역에도 볼 거리가 많이 있다고 하던데 시간 관계상 다른 곳은 가지 못하고 다리를 넘어와서 맨해튼 다리가 보이는 지역 덤보(Dumbo)만 보기로 했다. 덤보는 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의 약어로 갤러리가 많이 모여 있다고 하는 지역인데 한국에는 연예 프로를 통하여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소개되어 더 잘 알려진 지역이다. 언덕 밑을 내려가다 보니 맨해튼 다리의 타워가 붉은 벽돌로 지어진 두 건물 사이로 보이기 시작한다. 사실 특별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었는데 지금 와서 다시 사진을 보니 꽤 운치가 있어 보인다. 영화에도 등장한 명소라고 하던데 어떤 영화인지는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추억을 간직하기 위하여 열심히 구도를 잡고 사진을 찍고 있었고 그 틈에서 우리도 열심히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다. 역시 남는 건 사진밖에 없는 것 같다. 아무리 머리 속에 기억을 하려고 해도 사진을 봐야 더 그 장면이 되살아 나고 있으니.. 열심히 사진을 찍고 근처에 있는 한인이 운영하는 마트 겸 식당에서 한끼를 해결하고 다시 왔던 길을 걸어 맨해튼으로 넘어 왔다. 브루클린쪽에서 맨해튼으로 넘어 오는 길에 보이는 맨해튼쪽 경관은 더욱 볼만했다. 석양이 질 때 지나가면 더 멋있다고 하던데 아쉽게 다른 일정이 있어 석양이 지는 브루클린 다리는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다시 맨해튼 숙소 방향으로 가기 위하여 Battery Park 근처로 내려가 BIG BUS를 잡아 탔다. 우리는 일일 권을 구매하였는데 이 PASS로 하루 종일 어디서든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운치는 있는데 가성비는 조금 불만족스러운 면도 있다. 일단 맨해튼 시내 교통체증이 심하여 조금 피곤한 면도 있었다. 올라올 때도 길이 너무 막혀 길에서 버린 시간이 너무 많았다. 아무튼 그런 점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용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

 

우리가 탄 버스는 허드슨 강이 바라보이는 맨해튼 서쪽 길을 통하여 이동을 했다. 이쪽 길은 비교적 길이 덜 막히고 수월하게 이동한 듯 하다. 몇군데 구역을 지나갈 때 버스에 탑승해 있는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을 하는데 소음과 섞여 잘 들리지는 않았다. 우리가 탄 버스는 타임스 스퀘어 근처에 내렸고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호텔로 이동했다.

 

 2일차 마지막 일정으로는 44번가에 위치한 Majestic Theatre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관람이었다. 어찌 보면 이번 뉴욕 여행중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그 순간이 온 거였다. 예전 런던 방문 시 그쪽에서도 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공연되는 오리지널 뮤지컬을 본다는 설레임에 가득했다. 보통은 저녁 8시에 공연이 되는데 우리가 갔던 화요일은 저녁 7시 공연이었다. 역시 한국에서 미리 발급해온 모바일 바우처를 극장 입구 교환 처에서 입장권으로 교환 받고 내부로 들어 갔다. 극장 안은 런던보다 더 넓은 것 같고 더 큰것 같았다. 좌석은 평일임에도 만석으로 가득 차 있었다.

 

2시간 반 정도(중간 휴식 시간 포함)에 걸쳐 공연된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은 감동적이었다. 아 이런 무대를 본토 무대에 와서 볼 수 있다니 꿈만 싶기도 했다. 영화도 보고 했지만 역시 뮤지컬은 뮤지컬로 봐야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무대에 선 배우들의 혼이 깃든 연기, 선율이 아름다운 귀에 익은 음악 들.. 무엇보다 Phantom의 연기는 진짜 감동적이었다. 무대 장치는 또 어찌나 화려하고 신비롭게 바뀌던지.. 뮤지컬이 끝나고 무대 인사를 마치고 커튼이 닫힐 때까지 관객 모두는 기립하여 박수를 보내고 있었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감동을 느꼈으면 좋겠는데 아직 무리인지 크게 감흥은 오지 않는 눈치였다. 그러나 어쩌겠나. 나는 마음껏 즐겼다. 그 순간을..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그 감동의 무대를 말이다.

 

 

  

 

 

 

   뮤지컬이 끝나고 극장을 빠져 나오는 그 시간 관객들의 표정은 모두 감동에 빠진 듯 했다. 한꺼번에 사람들이 빠져 나오는 극장 앞에는 만일의 불상사를 대비라도 하는 듯 말을 타고 있는 기마 경찰 3명이 지키고 있었다. 그렇게 2일째 밤이 저물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