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행 야간열차 (Night Train To Lisbon, 2013)
- 영화를 보다(MOVIE)
- 2018. 6. 30. 19:07
유럽 이베리아반도 서부에 위치하여 대서양을 바로 옆에 두고 있는 옛 해양왕국 포르투갈. 한때는 해상의 강국으로 군림하며 옆 나라 스페인과 더불어 세계를 양분할 만큼(물론 그들만의 방식으로) 강한 나라였으나 18세기 후반부터 급격히 국력이 쇠퇴하였고 1,2차 세계대전 이후 재편 과정에서도 독재정치가 계속되며 정치 후진국으로 남은 데다가 농업 국가로 남아 있으면서 공업도 발전하지 못하여 유럽의 후진국으로 남아 있던 나라였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이러한 포르투갈의 시대적 배경에서 펼쳐지는 한 인간의 삶과 사랑을 그리고 있는 영화다. 동명의 소설로도 유명한데 책으로도 본 적이 있다. 책과 영화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둘 다 감동적이었다.
스위스 베른에 있는 학교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그레고리우스는 비 오는 어느 날 우연한 일로 약간은 무료 하지만 정돈된 삶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에게 주어진 것은 책 한 권과 리스본행 열차표 하나뿐이다. 뭔가에 흘린 듯 무작정 열차에 몸을 싣고 떠나간다.
"독재가 현실이라면, 혁명은 의무다"
"우린 스스로의 뭔가를 뒤에 남기고 떠난다. 그렇기에 우리가 비록 떠나가 버린다고 해도 우리는 계속 거기에 머물 것이고, 그래서 우린 남긴 것을 다시 되찾기 위해서 오로지 다시 되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어느 장소로 여행을 간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으로 여행을 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 기간이 얼마나 짧을 지는 상관없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스스로를 마주하는 것은 매우 고독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이 고독의 두려움을 떨쳐버리기 위한 것이 아니 던가. 그것이 우리가 인생의 마지막, 후회하는 모든 것들을 포기하는 이유가 아닐까."
책에 등장하는 젊은 사진의 인물, 아마데우. 낯선 곳에서 그는 그를 찾아다닌다. 그의 여동생도 만나고 했지만 별 소득은 없었고 더욱이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조금은 맥 빠진 여행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여행이 우연이 우연으로 이어지면서 색다르게 전개된다.
주인공은 책의 주인공 아마데우의 친구들, 연인, 가족 등 삶에 관련되었던 사람들과 만나거나 얘기를 듣게 된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포르투갈의 암울했던 독재 치하 시대였다. 그는 아버지가 판사인 엘리트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시대에 저항하는 레지스탕스의 일원이 된다. 의사이기도 했던 그는 비밀경찰의 수장이었던 인물을 치료하여 목숨을 살려 주기도 하는데 이 일로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야유와 비판에 시달린다. 친구의 애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어 친구와의 사이도 벌어지고 와중에 친구의 애인과 같이 스페인으로 같이 도망가기도 한다. 거기에서 애인과 새로운 곳으로 가자고 하나 여자는 자기의 꿈이 아니라며 제안을 거절한다. 그렇게 헤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마데우는 숨을 거둔다.
영화 속에서는 이 인물들의 갈등과 오해 그리고 비밀경찰들의 탄압, 레지스탕스의 저항 과정이 생생히 그려지고 있다. 의사로서의 신념과 정의를 향한 아마데우의 의지는 주인공에게 큰 감명을 주고 새로운 삶의 가치를 제시해준 것 같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과 여행을 마치고 난 후의 그는 분명히 예전과 달라져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기차역에서 헤어지려는 인연과도 헤어지지 않고 새로운 삶의 여행을 떠났을 것 같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 그들이 남긴 과거와 현재는 분명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성찰과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포르투갈의 풍경과 스위스 베른의 경치도 감상할 수 있었던 한편의 서정적이고 철학적인 영화였다. 리스본에 아직 가보지는 못했는데 꼭 한번 가보고 싶다. 그리고 나도 뭔가를 찾고 싶다.
우연의 시작
무작정 떠나는 여행
낯선 도시에서 답을 찾으려 하다
새롭게 만난 인연
아마데우의 사랑
치열하게 삶을 기록했던 아마데우
떠남과 새로운 삶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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