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 2007)

 

 

오늘은 BBC 선정 21세기 최고영화에서 3위를 차지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2007년 작품인 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를 소개하겠다. 한국에서는 20083월에 개봉하였다. 출연 배우로는 주연으로 다니얼 데이 루이스, 조연으로 폴 다노 등이 열연했다.

 

 1898년 지독한 알콜 중독자에 부인도 없이 홀로 아들을 키우며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황무지 사막 한가운데서 금을 캐는 무일푼 광부. 어느 날 이곳에서 그는 석유 유전을 발굴하면서 일확천금의 행운을 누리게 된다. 야심 찬 석유 개발과 함께 시작된 야망과 꿈은 어느새 탐욕과 폭력으로 바뀌게 되고, 쉴새 없이 샘솟는 석유와는 반대로 이들 사이에는 사랑과 존경, 희망, 믿음 등이 사라져만 가는데…

 

이 영화의 큰 흐름은 욕망과 탐욕을 쫓아 가고 파멸해가는 두 남자의 이야기이다. 또한 종교와 석유로 대표되는 자본주의를 풍자하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 두 가지 요소를 이용하여 욕망을 챙기는 과정과 대립들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석유와 종교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큰 줄거리이다.

 

황무지 한 가운데서 떼돈을 벌게 된 다니엘은 사업 확장을 위하여 땅을 찾아 나선다. 마치 기름 냄새라도 맡듯이 아들과 함께 어디든 다닌다. 가족애를 중시하는 미국 기독교 사회를 암시하듯이 온화한 가장의 이미지를 보이며 사람들에게 접근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 그러나 그의 손은 욕망에 절어 있는 검은 손이다.

 

그런 그에게 땅에 대한 정보를 주는 교회 개척자인 이가 있었으니, 바로 대척 점에 서 있는 엘라이 이다. 그는 신앙에 가득 찬 목자 행세를 하며 교회에서 엄청난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열변을 토해 내며 신자들을 끌어 들이고 교세를 확장해 나간다. 그런 그에게 다니엘은 자기의 개척교회를 부양시켜줄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사실 그가 세운 교회는 사이비이며 실상 그는 종교를 사업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석유가 나오는 땅을 찾아 다니며 사업을 확장하려는 다니엘을, 엘라이는 그가 세운 교회와 그 교회에 다니는 신도들과 추종 세력들을 이용하여 역시 자신의 사업을 확장하고 영향력을 행세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다니엘은 이런 수를 간파하고 엘라이에게 모욕을 준다.

 

 

 

 

 

그런 다니엘도 가족들은 소중한 것이었는데 검은 욕망이 더해 가면서 아들도 떠나가고 동생인 척 접근했던 사기꾼의 실체도 밝혀지면서 좌절하게 된다. 그러나 끝내 돈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어서 엘라이에게 반격을 당하면서까지 욕망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도 난 송유관을 얻었어라는 그의 말이 그의 모든 것을 보여 준다.

마지막 볼링장에서 둘이 만나는 장면과 대사들은 가히 이 영화의 압권이며 모든 것을 보여준다. 절정에 도달하며 벗겨지는 인간의 위선, 거짓들도 그렇고 종결 짓는 과정도 예사롭지 않다. 다니엘의 마지막 대사는 “I’m Finished”이다. 모든 것이 끝난 것이다. 그가 추구해왔던 욕망도 끝났고 위선에 가득 차 대립했던 그들의 관계도 끝났다. 승자도 패자도 없다. 파멸의 끝에 피가 가득히 보인다.

 

There will be Blood!

 

영화 장면들에서 보이는 검은 석유, 타오르는 불길, 십자가로 대표되는 교회, 두 주인공의 대립의 구도를 보면 본능적으로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들의 강박, 본질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한 마디로 인간의 탐욕에 관한 서사시라고 볼 수 있겠다. 그 안에 가족과 종교 돈이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어두운 소재를 너무 무겁지도 않게 그러나 시종일관 긴장된 모드를 유지하게 만드는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연기가 돋보이는 걸작 영화이다특히 영화가 끝나고 흐르는 브람스의 Violin Concerto in D Major는 영화와 잘 맞는 탁월한 선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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