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La La Land, 2016) 이루지 못한 사랑과 꿈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 LA의 별명이기도 하며 ‘꿈의 나라, 비현실적인 세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배우를 꿈꾸는 미아와 성공한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어 클럽을 차리고 싶은 세바스찬, 두 남녀의 꿈과 사랑을 그린 영화이다.

 

  위플래쉬를 연출했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아카데미 등 각종 영화제를 휩쓸기도 했던 걸작 뮤지컬 영화이다.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의 열연도 대단히 볼만했던 작품이다.

 

영화는 겨울로 시작되어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다시 겨울로 돌아오는 시퀀스에 따라 흘러간다. 계절의 바뀜은 시각적으로는 사실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데 그냥 시간의 흐름을 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스포일러 주의>

겨울이 시작되고 꿈을 좇아 Hollywood로 들어 오는 사람들, LA로 들어 오는 고속도로는 차량들로 무척이나 붐빈다. 차량으로 가득 찬 도로에서 화려한 군무가 펼쳐지며 시작부터 눈을 사로 잡는다. 그리고 거기에서 두 주인공은 아직은 서로 남남이지만 스치듯 지나쳐 간다. 커피숍 점원으로 근무하며 배우의 꿈을 키워 나가는 미아는 번번히 오디션에서 떨어진다. 세바스찬은 재즈 연주가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그가 좋아하는 곡을 연주했다는 이유로 일하던 가게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봄이 되면서 미아와 세바스찬이 다시 만나게 된다.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둘의 춤과 노래는 환상적이기까지 하다. 서로의 감정이 사랑으로 바뀌어 가는 순간이기도 하다. 둘은 서로의 꿈과 열정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예술가로서의 동지애적인 사랑이기도 하다. 파란 석양이 이 영화에선 많이 보여지는데 색조의 감각이 뛰어난 것 같다.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보여주는 장치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영화도 보고 드라이브를 하며 영화 속의 장소로 가서 직접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환상적인 장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본격적인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다.

여름이 왔다. 둘은 본격적으로 사랑에 빠지고 각자의 생활에 바빠진다. 그들의 꿈이 이제 조금씩 현실로 다가서는 걸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아직은 멀기만 하다. 그들이 함께 영화를 봤던 리알토 극장의 폐업을 알리는 간판이 둘 사이 관계의 변화가 있을 것을 알리는 복선으로 등장한다. 둘은 바빠지고 조금씩 소원해진다. 그리고 미아는 세바스찬의 음악 활동에 혼란을 느낀다.

 

가을, 파란 밤하늘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별도 유난히 반짝인다. 둘은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 대한 의견, 견해 차이를 보이며 다투다가 감정이 크게 상하며 헤어지고 만다. 꿈을 포기하는 것도 싫지만 열정도 포기하면 안되는 거다. 연극 무대에서의 흥행 참패로 미아는 거의 그의 꿈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버린다. 세바스찬도 연주자로의 길을 가고 있지만 여전히 겉돌고 있다. 미아까지 떠나가 버려 더욱 쓸쓸해 보인다. 극적으로 미아에게 오디션 제의가 오게 되고 미아에게는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다. ‘우리는 지금 어디쯤 있지?’라고 묻는 미아, 그런 그녀에게 꿈을 꼭 실현하라며 격려해 주는 세바스찬.. 그냥 흘러가자고 한다. 아직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그들에게는 미완의 꿈이 있기에..

 

겨울이 다시 왔다. 그리고 5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미아는 성공한 여배우가 됐다. 그리고 당당히 꿈의 무대에 올라섰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그러나 상대는 세바스찬이 아니다. 세바스찬도 클럽 연주자 겸 사장이 됐다. 그런 그에게 미아와 남편이 우연히 들르게 되고 둘은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러나 멀리서 서로를 바라볼 뿐이다. 세바스찬은 잠시 생각에 잠긴 채 귀에 익은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화면이 바뀌며 첫 만남의 화면으로 전환되며 이후 꿈과 같은 환상 같은 장면들이 지나간다. 그들에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꿈이 마치 현실처럼 펼쳐진다. 마치 한폭의 아름다운 수채화처럼 그들의 이뤄지지 않은 이야기가 스크린을 채운다. 그들은 같이 성공하여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이지만 흔들리는 영상처럼 그것은 현실이 아니다. 뿌옇고 희미하게 장면이 흘러가면서 현실로 전환이 된다. 그리고 둘은 미소를 지으며 작별을 고한다.

 

 

 

 

 

 

 

 보다 보면 결말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뻔한 스토리같은 얘기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보여주며 현실과 환상을 오고 가는데 전혀 억지스럽지 않다. 그들은 어느 정도 꿈을 이루기는 했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 꿈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꿈과 열정 그리고 사랑 속에서 그들의 현실을 달라지게 되는데 그 과정을 보여 주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마음 한편도 저려왔다.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 더욱 아름다운 것 일까. 상상이지만 그들이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장면들만 보았을 때 어쩐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닐까도 생각했지만,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던 거다. 과거와 미래를 이렇게 그려내는 탁월한 영상과 연출이 감동적이었다.

 

 경쾌한 재즈 리듬과 우울 한 듯 느껴지는 피아노 연주 등 영화 전편에 등장하는 OST들은 한곡 한곡이 전부다 명곡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들과 밤하늘의 별처럼 화려한 영상, 완성도 깊은 연출과 어우러져 오랫동안 사랑 받을 수 있는 명화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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