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3회 오스카(아카데미상) 시상식 결과 발표, 미나리 윤여정 여우조연상, 작품상 노매드랜드, 주요부문 수상작

93번째를 맞은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이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코로나로 인하여 세계적으로 영화계가 침체기에 놓여 있는 가운데 열린 영화 축제라 더욱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이번 93회 영화제에서는 한국의 여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는데 이런 염원이 통했는지 오스카 시상식에서 최종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되었다. 지난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던 영화 ‘기생충’의 성과와 거의 필적할 만큼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 영화계가 더 이상 변방에 있지 않으며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음을 증명한 것으로 보인다.

엄밀한 의미에서 이번 오스카 영화제에 한국 영화가 출품된 것은 아니지만 영화 미나리는 미국으로 이민간 한국인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겪는 일을 소재로 한 한국인들의 정서가 담겨 있는 영화이다. 대사도 대부분 한국어로 이루어졌고 여기에 윤여정의 연기가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 것으로 미국 영화계도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영화가 올해로 102년을 맞이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제는 우리 배우들의 연기도 충분히 헐리우드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작품상을 수상한 노매드랜드의 감독도 중국계인 클로이 자오로 아시아 출신의 영화인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목을 받은 것 같다.

레드카펫이 깔린 오스카 시상식
레드카펫에 선 윤여정, 한예리

윤여정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 수상


아카데미 여우조연상(Academy Award for Best Supporting Actress)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요 부문 상으로 가장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조연 배우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아시아에서는 1957년 제30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일본 출신의 우메키 미요시가 수상을 한 것이 유일하였는데 이번에 배우 윤여정이 수상함으로써 아시아 출신으로는 두번째, 한국 배우로는 최초가 되었다. 

이번에 수상을 한 것도 대단하지만 후보로 선정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것으로 다른 영화제에서는 여우주연상도 받고 하는 등 활약이 적지 않았으나 유독 아카데미는 한국 배우들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보로 처음 지명된 것에서 더 나아가 여우조연상 본상까지 수상했으니 한국영화사에 남을 기록일 것이다. 함께 여우조연상에서 경합했던 미국의 여배우 글렌 클로즈는 윤여정과 동갑의 나이(1947년생)로 중견 배우로 잘 알려져 있는 배우이며 아카데미상에 여우조연상 4번, 여우주연상 4번 등 총 8회에 걸쳐 후보로 올랐던 기록이 있지만 무관에 그치고 있다. 그만큼 아카데미 상 수상은 미국의 배우들에게도 쉽지 않은 성과이다. 너무나 유명한 배우인 브래드 피트도 연기 경력이 34년에 이르지만 아카데미와는 인연이 없다가 지난해 92회에서 처음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을 정도다. 배우 윤여정의 아카데비상 여우조연상 수상이 충분히 가치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거기에 전혀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영어로 수상 소감을 밝히는 장면은 그가 이 시대의 위대한 배우임을 보여준다. 

브래드 피트와 함께 한 윤여정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한 배우 윤여정

작품상 노매드랜드, 감독상 클로이 자오


이미 수많은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가장 유력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점쳐졌던 노매드랜드가 예상대로 작품상을 수상했다. 앞선 발표에서 봉준호 감독이 발표한 감독상에도 이 영화의 감독인 클로이 자오가 수상을 하며 노매드랜드 수상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아시아계 감독이 작품상, 감독상을 계속 가져가고 있는 것인데 그만큼 아카데미 영화제가 아시아에 보다 열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매드랜드는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갈등이 전면이 나오지도 않고 그냥 물흐르듯이 흘러가는 영화이다. 드넓은 대지와 한없이 뻗은 길을 따라 밴을 몰며 여기저기 정처없이 다니는 광경은 로드무비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가다 보면 살기 위하여 일을 하기도 하고 다시 떠나고 그 과정에서 헤어졌던 사람들과 만나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정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끝없이 유랑하는 주인공이 이해가 안되고 다시 돌아오라 손짓하지만 주인공의 삶은 한없이 자유롭다. 그렇게 떠나고 안주하지 않으며 자연과 함께 함으로서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고 의미를 갖게되는 것을 보여준다.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로 보고 나면 잘 그려진 그림을 감상한 느낌이 든다. 주연 배우인 프랜시스 맥도넌드는 이 영화로 세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작품상 노매드랜드
영화 노매드랜드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맥도넌드
주연 배우와 감독 클로이 자이(오른쪽)

93회 오스카 시상식 주요 부문 수상작


남우조연상은 더 파더에서 치매 노인역을 맡은 중견배우 앤서니 홉킨스가 수상했다. 이번 수상으로 너무나 유명한 영화인 ‘양들의 침묵’이후 두번째로 수상했으며 최고령자 수상자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고인이 된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의 채드윅 보스만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지만 앤서니 홉킨스가 최종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남우조연상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의 다니엘 칼루야, 각본상은 ‘프라미싱 영 우먼’의 에머랄드 펜넬, 음악상 소울, 국제장편영화상 덴마크의 ‘어나더 라운드’, 편집상 사운드 오브 메탈, 미켈 E.G 나일슨, 촬영상 맹크, 에릭 메세츠미트, 미술상 맹크, 의상상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분장상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음향상 ‘사운드 오브 메탈’, 시각효과상 ‘테넷’이 각각 수상했다. 소울은 장편 애니메이션 상도 수상했다. 작품상을 받은 ‘노매드랜드’가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3관왕에 올라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영화로 기록되었다.

남우주연상 앤서니 홉킨스
남우조연상 다니엘 칼루야
각본상 프라미싱 영 우먼
음악상,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받은 소울
편집상, 음향상을 받은 사운드 오브 메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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