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 영화 자산어보 뜻, 정약전에 대하여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며 이를 달성하 감독들에게는 천만 관객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영예가 주어진다. 이준익 감독은 2005년에 제작된 ‘왕의 남자’가 1051만명을 동원하며 천만 관객 감독이 된 주인공이다.

이준익 감독

이준익 감독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최근에는 ‘동주’, ‘사도’, ‘소원’, ‘박열’, ‘평양성’등의 작품을 연출했다. 사도는 624만명을 동원하며 비교적 흥행에 성공했으며 윤동주의 삶을 그렸던 ‘동주’는 평단과 관객의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동주 감독이 이번에 발표한 신작 ‘자산어보’가 현재 상영중에 있으며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자산어보는 조선 말기의 실학자이자 유학자인 정약전이 저술했던 책의 이름으로 그가 유배지였던 흑산도에서 여생을 마치며 남기고 간 역작이다. 

영화 자산어보

정약전은 어떤 인물

정약전은 조선 영조대인 1758년에 출생하여 1816년 순조 집권 시기에 사망한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이자 유학자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학자인 정약용의 친형이다. 

정약전

정조 시대에 관직에 올라 동생과 함께 총애를 받았으나 정조 사후 서학으로 알려진 천주교를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기 시작하여 유배를 떠나게 되었으며 그곳이 오지였던 전라남도 흑산도였다. 세례를 받기도 하여 세례명은 안드레아이다. 당파로는 남인에 속한다. 남인은 숙종때는 정권을 잡기도 하였으나 이후 서인, 노론에 밀려났다가 정조 집권시기에 체제공 같은 재상을 배출하며 중심에 서기도 했으나 정조가 승하한 이후 중앙 정계에서 축출되며 다시는 조정에 들어오지 못하고 지방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개혁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하였는데 조선 말기의 상황에서 이들의 몰락이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정약전, 정약용 같은 실학자들의 실각은 조선의 멸망을 더 재촉한 면이 있다. 

정약전은 정약용보다는 덜 유명하지만 그의 명성 또한 자자하였으며 동생인 정약용은 그런 형을 학문적으로 매우 존경하였다고 한다. 당시로는 매우 파격적이고 혁명적이었던 사상인 천주교를 받아 들인 것은 이들이 개혁을 주창하는 진보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해준다. 정약전은 수학에도 매우 뛰어난 재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요즘으로 치면 뛰어난 과학자였던 것 같다. 자산어보는 흑산도에서 그가 유배 생활을 하면서 보았던 풍부한 해산물 들에 대한 기록으로 어류 도감으로 분류되는 책이다. 유교 경전을 공부한 학자가 생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손수 책으로 남긴 것은 그가 처한 환경이 그렇다고 하여도 정말 대단한 업적으로 보인다. 그가 살던 세상과 많이 다른 환경이었던 섬에서 볼 수 있었던 수많은 종류의 물고기와 해초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기록을 남긴 것으로 그의 세계관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겠다. 자산어보는 지금도 어류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하여 이 책을 참고할 정도로 내용이 질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산어보에서 자산은 흑산도를 뜻하는 말이다.

정약전의 유배지였던 흑산도
자산어보

영화 자산어보

영화 자산어보는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신작 영화로 3월 31일 개봉하여 현재 개봉관에서 상영중인 영화이다. 정약전이 유배지인 흑산도에서 저술한 책의 이름이며 당연히 주인공은 정약전이며 주 무대는 흑산도이며 책이 나오게 된 배경과 과정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영화는 흑백 영화로 제작되어 이채로움을 느낀다. 이준익 감독은 이미 전작인 ‘동주’도 흑백영화로 연출한 적이 있어 이 이 두번째인데 시대가 조선 후기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담담하게 느껴진다. 수묵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등장 인물들의 감정의 변화를 세밀하게 보여준 것 같다. 주요 등장 인물을 보면 정약전역으로 설경구, 흑산도 청년인 창대역의 변요한이 열연했으며 그 밖에도 유명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데 흑산도 여인으로 이정은, 정약용 역 류승용, 김의성, 조우진 등이 출연하였다. 류승용, 김의성, 조우진, 정진영은 우정 출연을 하였다고 하는데 적지 않은 분량으로 나온 점을 감안하면 감독과의 친분이 상당한 것 같다. 흑산도가 배경이기는 하지만 주요 촬영무대는 전남 신안군 도초도에 마련된 세트장에서 주로 촬영되었다고 한다. 모든 풍경을 흑백으로 보게 되는데 익숙한 컬러 장면으로 보는 것보다 영화가 주는 메세지나 감동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상영시간은 126분이다. 

영화 자산어보 내용, 후기

영화 자산어보는 사대부인 조선의 명망있는 유학자가 유배를 떠나 그곳에서 살아 가면서 바다 생물에 박식한 청년을 만나 어류에 대한 책을 저술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보여주는 영화이다.

유학자 정약전은 당대의 뛰어난 학자이지만 바다 생물에 대한 지식은 없고 청년은 공부를 하고자 하는 욕구는 크지만 환경이 받쳐주지 못하여 독학으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인데 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자 의기 투합하여 지식을 교환하고 나누게 된다. 실제 자산어보를 저술하면서 섬에 살고 있는 이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은 아마도 나오지 못했을 것같다.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저술하는 것을 본 청년 창대는 그를 이해할 수 없는데 그깟 물고기에 대한 기록을 뭐하러 남기는 지에 대하여 의문을 가진다. 그가 유교 경전을 공부하는 이유는 단지 과거에 급제하여 신분 상승을 하는 것에 있으니 보는 관점이 다름을 보여준다.

물론 창대는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감화를 받아 그의 철학대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결심을 하고 진사까지 되며 지방 관아에 들어가게 되지만 실제 현실은 그의 포부와 희망과는 전혀 딴판인 부패가 만연하고 백성들은 핍박받는 상황이었고 그런 현실을 하급 관리인 그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정약전의 사상이 혁명적이고 임금을 부정하는 내용이라 도무지 수긍하지 못하고 그와 뜻을 달리 하며 체제내에서 뜻을 펼치려 한 것이지만 이미 망조로 들어선 조선은 그런 이상적인 개혁가들이 있을 수 있는 공간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창대가 선택한 길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는데 “배운대로 살 수 없다면 난대로 살아야 한다’라는 말을 남기며 흑산도로 돌아간다. 

스승격인 정약전은 이미 그런 현실을 너무나 잘 알기에 현실 부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말을 한 것이지만 창대는 그런 현실을 몰랐기 때문에 뜻을 달리하고 그를 떠난 것이었는데 실제로도 적지않은 선비들이 썩은 정치를 뒤로하고 고향에서 여생을 보냈을 것 같다. 중앙 정치가 무너졌으니 지방은 더욱 부패가 심했을 것이며 이는 고스란히 힘없는 백성들에게 가혹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영화는 이런 과정들을 개혁 선비가 되는 창대를 통하여 보여준다. 그냥 자산어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시대상을 두 인물을 통하여 더욱 현실감 있게 느끼게 해준다.

사대부이지만 백성의 입장에서 개혁을 하고자 했고 자연의 기록을 남기고자 했던 실학자의 모습에서 위정자들이 가져야 할 덕목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주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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