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곡우, 여섯 번째 24절기

곡우, 여섯 번째 24절기

24절기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 보니 이 절기가 농업과 관련된 것임을 많이 알 수 있다. 과거 농경시절에는 날씨 변화에 따른 농사 시기와 주기를 판단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척 중요했을 것이다. 특히 농사를 짓지 않는 겨울 시기를 제외하면 봄부터 가을까지는 시작부터 수확까지 이루어지는 시기이니 농촌과 관련된 의미가 대단히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4월의 두 번째 절기는 곡우()이다. 곡우는 24절기로 보면 여섯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이다. 청명과 여름을 알리는 입하 사이에 있다. 사실상 봄의 절기 중에서는 마지막 절기이다. 올해는 유난히 꽃샘추위가 오랫동안 물러가지 않고 머물렀던 것 같은데 그런 만큼 봄이 짧게만 느껴진다. 벚꽃은 벌써 다 떨어져 가고 가을의 낙엽같이 거리를 채워가고 있다. 남부 지방은 한낮에는 벌써 20도를 훌쩍 넘는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여름이 성큼 다가오는 것 같다.

2019년 곡우는 4월 20일

곡우는 양력으로 420일경이며 2019년 곡우도 바로 이날이다. 농사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맘이 가득한 날로 설명될 것 같다. 봄비가 잘 내리고 온갖 곡식이 윤택해지는 때이다. 그런 이유로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라는 말도 있다. 이 말의 뜻은 비가 오지 않으면 그 해의 농사를 망친다는 것을 의미할 정도로 봄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곡우의 의미는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다. 비가 반드시 많이 내린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 시기에 내리는 비가 농사를 위해서도 그렇고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이 시기에 내리는 비는 나무들에게도 수분을 많이 공급하게 되어 나무들의 물이 많이 올라있기도 하여 이 나무들로부터 수액을 받아 마시기도 한다. 태양의 황경은 30도에 해당한다.

예전에는 이 즈음에는 못자리에 쓸 볍씨를 담갔다고 하는데, 바깥에서 부정한 일을 당하거나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나쁜 귀신을 몰아낸 다음에 집 안에 들어올 수 있었고 집에 들어 들어와서도 볍씨를 보지 않을 정도로 소중히 여겼다고 한다.

볍씨 치기라고 하여 모판에 볍씨를 뿌림으로써 한 해의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다. 곡우 무렵에 시작이 되는데 볍씨를 뿌림으로서 농사가 시작되는 날이라 신성시 여겨 부부간에 잠자리도 하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날을 가리고 중요시 여겼던 날이었다. 지금은 기계로 모내기를 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어서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그 의미와 중요성은 퇴색하지 않는다.

곡우에 먹을만한 음식

봄철인 4월에는 먹을 만한 나물들이 풍성한 편이다. 4월 제철 음식으로 잘 알려진 나물들로는 미나리, 부추, 참나물, 취나물 등이 있는데 이외에 방풍나물도 곡우에 즐겨 먹을 만한 음식으로 꼽을만하다.

방풍나물

풍을 예방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할 만큼 건강에 좋은 나물이다. 방풍나물은 4월에 나는 어린 순을 채취하여 먹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자양 강장에 좋으며 천식 등 호흡기 질환에 효능이 있다.

주로 무침으로 먹는데 나물을 깨끗이 씻어 준 뒤 끓는 물에 소금을 넣어 익혀주면 된다. 익힌 뒤에는 취향에 맞게 초고추장 등 양념을 하여 무쳐 먹으면 맛있고 몸에 좋은 방풍나물 무침이 완성된다. 다진파와 마늘, 국간장, 매실액이 들어가면 맛을 더 해줄 수 있다.

방풍나물

미더덕

어패류에 속하는 미더덕은 칼로리가 낮아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유명한데 보통은 찜으로 즐겨 먹는다. 나트륨 배출에 도움을 주어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주며 EPA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하여 기억력 향상과 두뇌 발달에도 좋다. 미더덕에 콩나물과 각종 양념과 함께 버무려 먹는 콩나물 미더덕찜은 봄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제철 음식이다.

곡우물

마지막으로 곡우 물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곡우 무렵에는 나무들에 물이 많이 올라 있다 하였는데 바로 이런 이유로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을 먹는 풍습이 있다. 곡우 물은 자작나무, 박달나무 등에 상처를 내면 나오는 물을 말한다. 이 물을 마시면 신경통이나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경칩에 나오는 고로쇠 수액과 비슷한데 차이가 있다면 고로쇠 수액은 여자 물이라 하여 남자에게 좋으며 곡우물은 남자 물이라 하여 여자들에게 좋다고 한다.

올해 곡우인 420일은 비는 오지 않을 것 같다. 대체로 맑은 날씨가 계속되는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지역별로 곡우에 내리는 비가 좋은 의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날씨를 떠나 풍작과 풍년을 기리는 농부들의 마음은 한결같을 것이다. 올해도 볍씨들이 잘 뿌리내려 풍년을 맞이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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