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나는 그들의 삶을 훔쳤고, 그들은 나의 인생을 바꿨다. 독일이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룩한 것이 1990년이었으니 벌써 28년이 지났다. 한반도의 두 나라는 오랜 세월 대치를 이어 온지 70여년이 지나오고 있다. 독일과 한국은 같은 분단 국가이기는 하나 다른 이유로 분단이 되었으니 다른 길을 걸어 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전쟁의 패전국 이자 책임을 뒤집어 쓰고 분단이 된 독일은 그렇다 하더라도 간신히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난 힘없는 신생 독립국이 분단의 길을 걸어야 했던 것은 전쟁에 책임을 져야 했던 패전국 일본에 비하면 너무나도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상황이었던 거다. 단지 힘이 없다는 이유로 미, 소의 냉전 대결이 빚어 낸 시대의 비극이었던 거였다. 독일이 자유주의 체제의 서독과 공산 체..
나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총을 보았다. 여섯 명이 가지고 있는 총 중에 다섯 개가 제각기 다른 종류였으며, 그 중 어느 하나도 성한 것이 없었다. 그들은 전혀 희망 없는 전쟁에서 이미 죽음이 확실해진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바른쪽에 서 있는 군인의 영롱한 눈초리와 얼굴에 감도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보았을 때 나는 확연히 깨달은 바가 있었다. 가엾게만 보았던 나의 생각은 아마 잘못된 것이었는지 모른다. 그들이 보여 주고 있는 표현 방법이 잘못된 것이었다 하더라도, 적어도 그들은 자신의 동포들에게 애국심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믿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어차피 죽게 되겠지요. 그러나 좋습니다. 일본의 노예가 되어 사느니보다 자유민으로 죽는 것이 훨씬..
2017년에는 화제를 불러 모은 한국 영화가 꽤나 많았다. 흥행에도 성공하고 작품성에서도 인정받은 영화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 추석을 맞아 공중파에서도 많은 영화들을 선보이고 있어 많은 기대가 된다. 물론 공중파가 아니라도 다른 수단을 통하여 많은 최신 영화들을 접할 수 있는 요즘은 예전같이 명절 특선영화에 대한 관심은 낮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TV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곤 한다. TV로 방영 예정인 많은 영화들 가운데 택시운전사가 눈에 띈다. 택시운전사는 2017년 8월에 개봉되어 관객 1,200만을 동원했던 당해 년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고지전’을 연출했던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국민배우의 반열에 오른 송강호가 주연을 맡아 80년 광주에서 ..
우리 역사를 보면 옆 나라 중국, 일본으로부터 많은 침략을 당했던 것을 것을 볼 수 있다. 조선 시대 군주, 지배 세력은 군대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은 기울이지 않았기에 국방력이 취약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러다 보니 청, 일본으로부터 침략을 당하고 국토와 백성들이 수난을 겪어야 했던 아픈 역사가 있다. 임진왜란으로 나라가 거의 망할 뻔 했던 조선은 그 이후에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현실에 안주하며 국력을 기르는데 소홀하고 중국의 새로운 왕조로 등장한 청을 무시하는 외교적 오판으로 말미암아 청으로부터 침략을 받고 굴욕적인 역사의 한 장면을 남기게 되었으니 그 것이 바로 ‘삼전도의 굴욕’ 사건이다. 이 치욕의 역사가 비롯된 곳이 바로 ‘남한산성’이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동명의 소설이며 이를 토대로 하..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즉, LA의 별명이기도 하며 ‘꿈의 나라, 비현실적인 세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배우를 꿈꾸는 미아와 성공한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어 클럽을 차리고 싶은 세바스찬, 두 남녀의 꿈과 사랑을 그린 영화이다. ‘위플래쉬’를 연출했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아카데미 등 각종 영화제를 휩쓸기도 했던 걸작 뮤지컬 영화이다.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의 열연도 대단히 볼만했던 작품이다. 영화는 겨울로 시작되어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다시 겨울로 돌아오는 시퀀스에 따라 흘러간다. 계절의 바뀜은 시각적으로는 사실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데 그냥 시간의 흐름을 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겨울이 시작되고 꿈을 좇아 Holl..
"세상에서 제일 쓸데 없는 말이 '그만하면 잘 했어(Good Job)'야." 데이미언 셔젤(Damien Chazelle)감독의 2014년 작품 위플래쉬를 리뷰해 보려고 한다. 감독을 먼저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는 이 영화의 각본도 직접 쓰고 감독을 했다. 1985년 생으로 이 영화는 그의 두번째 작품이다. 제30 회 선댄스 영화제에서는 드라마 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기도 했다. 주연 배우는 네이먼 역의 마일스 텔러, 플래처 선생 역의 J.K 시먼스가 열연을 펼쳤다. 이 감독의 다음 작품은 그에게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안겨준 '라라 랜드' 이다. “라라 랜드”도 유명한 작품인데 다음 기회에 소개토록 하겠다. 드럼에 재능 있는 학생 앤드류(마일스 텔러)는 미국 최고의 음악학교인 샤프너 스쿨에 입..
오늘은 BBC 선정 21세기 최고영화에서 3위를 차지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2007년 작품인 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를 소개하겠다. 한국에서는 2008년 3월에 개봉하였다. 출연 배우로는 주연으로 다니얼 데이 루이스, 조연으로 폴 다노 등이 열연했다. 1898년 지독한 알콜 중독자에 부인도 없이 홀로 아들을 키우며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황무지 사막 한가운데서 금을 캐는 무일푼 광부. 어느 날 이곳에서 그는 석유 유전을 발굴하면서 일확천금의 행운을 누리게 된다. 야심 찬 석유 개발과 함께 시작된 야망과 꿈은 어느새 탐욕과 폭력으로 바뀌게 되고, 쉴새 없이 샘솟는 석유와는 반대로 이들 사이에는 사랑과 존경, 희망, 믿음 등이 사라져만 가는데… 이 영화의 큰 흐름은 욕..
" 안녕하세요 공주님!" 2차대전 당시 유태인들이 당했던 수난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유럽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던 유태인들은 2차대전의 가장 큰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책이나 영화로도 전해지고 있다. 많은 영화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쉰들러 리스트가 많이 유명하기는 하다. 당시의 상황을 실감나게 그려냈던 이 영화도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늘 얘기할 '인생은 아름다워'가 더 감동적이다. 영화의 배경은 1930년대말 2차대전의 와중에 무솔리니의 파시즘이 극에 달하고 있던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이다. 해맑고 유머가 넘치는 청년 귀도는 운명적으로 한 여인 도라를 만나게 된다. 영화 전반에는 우연의 우연을 거듭하며 이 여인과 인연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코믹하게 보여 준다. 우연인 듯..
유럽 이베리아반도 서부에 위치하여 대서양을 바로 옆에 두고 있는 옛 해양왕국 포르투갈. 한때는 해상의 강국으로 군림하며 옆 나라 스페인과 더불어 세계를 양분할 만큼(물론 그들만의 방식으로) 강한 나라였으나 18세기 후반부터 급격히 국력이 쇠퇴하였고 1,2차 세계대전 이후 재편 과정에서도 독재정치가 계속되며 정치 후진국으로 남은 데다가 농업 국가로 남아 있으면서 공업도 발전하지 못하여 유럽의 후진국으로 남아 있던 나라였다. 특히 1인 독재정치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게 하는 이른바 우민정책을 시행하고 지식인 등 반체제 인사를 감시, 탄압하기 위한 비밀경찰을 유지하는 등 흑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이러한 포르투갈의 시대적 배경에서 펼쳐지는 한 인간의..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시리즈에는 두 편의 한국 영화가 올라가 있다. 김기덕 감독의 문제작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 두 편이 그것이다. 여기서 소개할 김기덕 감독의 작품은 66위를 기록한 사람의 인생, 욕망에 대한 속성을 다른 영화이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은 대체로 보기에 불편한 면이 있다. 영화를 보면 극단적인 폭력과 여성에 대한 성적인 학대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만큼 논쟁에 중심에 있는 감독이기도 하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그런 장면이 꼭 들어가야 하는지는 솔직히 의문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봄 여름.." 이 영화는 감독의 예전 작품과는 다른 상당히 철학적인 주제를 수려한 영상미와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준 수작으..
오랜만에 영화 빠삐용을 다시 보게 됐다. 1973년에 발표되어 유명한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을 한 영화로 자유와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걸작 영화로 고전으로 손꼽힐 만한 영화다. 어릴 때 봤었는데 몇 장면만 기억이 나고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보게 되었는데 다시 봐도 감동적이었다. 프랑스령 기아나 형무소에 수감되었던 실제 인물과 그의 눈물겨운 수형 생활 그리고 자유를 갈망하는 그의 탈출 기를 그린 영화로 전편을 통하여 자유에 대한 한 인간의 깊은 갈망을 볼 수 있다. 큰 줄거리는 억울하게 종신형을 선고 받고 악명 높은 프랑스령 기아나 형무소에 수감된 주인공이 같이 수감 생활을 하는 동료들과 함께 탈출을 시도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더욱 가혹한 수형 생활을 당하고 이를 이겨 ..
가까운 나라, 일본. 많이 다른 문화이지만 그들의 정서도 우리와 어느 부분에서는 일치하는 면이 엿보이기도 한다. 동양적이며 가족애를 다루는 부분에 있어서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는 보지 못하고 시간이 꽤 흐른 후에야 구해서 봤던 기억이 난다. 판타지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으며 중심 스토리는 한 남자와 여자의 인연, 그리고 그것이 이어지고 끝나는 과정을 가족이라는 큰 틀에서 보여 주고 있는 아름다우며 서정적인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동명의 판타지 로맨스 소설을 영화화 한 것으로 일본에서도 대히트를 기록했다고 한다. 드라마 판으로도 제작되었다고 하니 많은 일본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 같다. 한국에서도 리메이크되어 개봉된 바 있는데 아직 리메이크 판은 보지는 못했는데 비교 차 한번 봐야..